- 후보군 인사검증 이미 마무리
- 검사장급 등 큰 폭 물갈이 예상

김준규 검찰총장이 수사권 조정 합의 파기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며 4일 사퇴함에 따라 청와대가 후임자 인선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후보군에 대한 인사검증 작업을 이미 마친 상태로 알려져 최종 후보를 낙점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 주 아프리카 3개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면 오는 20일께 신임 검찰총장 내정자를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총장 후보로는 사법연수원 11기인 김 총장보다 2~3년 후배인 13~14기 검찰 내부 인사들이 거론된다.

차기 총장 레이스는 차동민(52·경기·제물포고·13기) 서울고검장, 한상대(52·서울·보성고·13기) 서울중앙지검장, 박용석(56·경북·경북고·13기) 대검찰청 차장검사, 노환균(54·경북·대건고·14기) 대구고검장이 '빅4'로 경합 중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연수원 13기 3명과 14기 1명이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면서 차 고검장과 한 지검장이 다소 앞선 가운데 박 차장과 노 고검장이 바짝 추격전을 펼치는 형국을 연출하고 있다는 판세 분석이 주류를 이룬다.

차 고검장은 특수통으로 검찰 요직을 두루 거치며 수사·기획 능력을 인정받았고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 출신인 한 지검장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 비리, 에리카 김 사건 등 민감한 사안을 무난히 처리했다는 평이다. 박 차장은 추진력이 강한 원칙주의자로 통하며 경북고를 졸업한 '정통 TK' 출신으로 지역색이 강하다는 게 강점이자 약점이다. 노 고검장은 고려대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한명숙 전 총리 뇌물사건 등 정치적 반향이 컸던 사건들을 맡으면서 대통령과 청와대의 확고한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검찰총장 인선이 완료되는 대로 검사장급 이상 간부 인사도 대대적으로 단행돼 검찰 내 큰 폭의 물갈이가 예상된다.

김 총장이 취임하던 2009년 8월 박연차 게이트 후폭풍과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의 낙마로 인한 초유의 지도부 공백 사태로 고위간부 승진이 지나치게 앞당겨진 이후 2년 동안 고검장·검사장 승진인사가 거의 동결됐기 때문에 이번에는 인사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