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왼쪽)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6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시민사회 원로와 종교계, 시민정치운동단체 대표, 중견 활동가 등을 대상으로 열린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무상복지· 반 MB 연대 등 공통분모로 범야 통합 모색
- 야권 세력간 이질성 높아 현실적으로 난망 평가도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시민사회 원로들이 모여 원탁회의를 출범시키면서 야권 통합 논의가 주목받고 있다. 야권 통합은 기존 연대 방식보다 한 단계 높은 것이다.

민주·개혁 및 진보 세력를 아우르는 '대통합', 민주·개혁 진영의 '선도통합',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간 논의 중인 '진보대통합'(소통합)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시민사회, '대통합' 논의 시동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시민사회 인사 21명은 26일 국회에서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이하 원탁회의)를 출범시켰다.

원탁회의는 이날 "복지, 성 평등, 생태, 노동의 가치가 우선적으로 존중되고 남북이 상생하는 한반도 재통합의 가능성을 현실화 하자"면서 "민주와 진보를 지향하는 세력이 힘을 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이사장도 "개인적으로 볼 때 범야권 대통합이 가장 확실하고 실효성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야권 대통합'은 1987년 6월항쟁 당시 '낮은 수준의 합의'(독재타도, 대통령 직선제 관철 등)처럼 내년에도 민주개혁세력과 진보정당들이 무상복지 및 '반 이명박' 연대 등 공통분모를 찾아 통합하자는 움직임이다.

민주당 지도부나 배우 문성근 씨 등도 공감하지만 야권 세력 간 이질성이 높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따른 보완 방안으로 가설 정당을 만들고 여기에 각 정파의 고유성을 담보하는 '정파등록제'를 시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선도통합' '진보대통합' 논의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이 최근 내놓은 '선도통합론'도 불붙고 있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26일 평화방송에 출연, "야권 단일정당이나 대통합은 솔직히 가능하지 않다. 민주당과 같은 중도개혁 정당은 그 정당 대로 가능한 시민사회라든가 다른 정당하고 통합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문과와 이과' 정도로 통합을 해놔야지 문과와 이과를 다 합치면 계열별 통합도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선도통합의 대상은 민주당과 부산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친노세력, 국민참여당까지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진보대통합'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과거 통합 민노당 시절 현재의 민노당 당권파와 진보신당 세력 사이의 이념논쟁에다 패권주의 다툼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국민참여당도 '대중적 진보정당'을 표방하면서 이 움직임에 가세했다.

야권이 대통합이 아니라 차선책인 '선도통합'이나 '진보대통합'을 성사시킬 경우 야권이 두 개의 큰 정당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를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