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0만 원 이하 예금주들도 실사 늦어져 빚 내 생활
오는 17일로 영업정지 6개월째를 맞는 부산저축은행 계열 예금주들은 "6개월이 6년보다 길게 느껴진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5000만 원 이하 예금주들도 예금 원금과 이자를 되찾지 못해 생활고를 겪고 있다.
■생계 접고 농성 '끝까지 싸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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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50여 명이 12일 오후 국회 정문앞에서 이틀째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용우기자 |
12일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저축은행 본점에서 농성 중이던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은 저축은행 국정조사가 뚜렷한 구제 대책 없이 끝났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지난 5월 9일부터 부산저축은행 본점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 피해자 김모(68) 씨는 "정부가 관리 감독을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했으면서도 왜 보상을 못 해주느냐"며 "뻔질나게 농성장을 드나들었던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월 17일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한 후 예금 피해자들은 피해 대책을 요구하며 부산역에서 비를 맞으며 농성을 하기도 했고 금융감독원 본원, 서울중앙지검 등지에서 상경 투쟁을 벌였다. 60, 70대 노인들은 6개월동안 밤낮으로 거리에서 농성을 벌이다 보니 생계는 물론이고 건강마저 악화된 상태이다. 특히 정치인들의 발언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가 결국 아무런 진전이 없자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
최모(여·65) 씨는 아들 결혼 비용으로 2년간 모은 적금 8000만 원을 만기가 돼 찾으러 갔다가 상담 직원 말에 속아 재예치했다. 최 씨는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농성에 참가했다. 정치인들 말을 믿고 희망을 가졌는데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 화병이 더 깊어졌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부산저축은행 비대위 김옥주 위원장은 "저축은행 특위가 이번 사태의 책임이 금융당국의 정책 실패와 감독 부실에 있다고 결론 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전액 보상을 위해 계속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5000만 원 이하 예금주들도 피해
총 2조5137억 원에 달하는 5000만 원 이하 예금주 11만7107명은 또 다른 피해자들이다.
통상 영업정지 조치 3~4개월 후 매각 작업이 진행돼 예금주들에게 원금과 이자를 줬다. 하지만 부산저축은행 계열은 비리가 터지고 예금주들의 농성이 이어지면서 영업정지 기간이 6개월 이상 길어졌다.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예금보험공사에는 5000만 원 이하 예금주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저축은행 실사가 늦어지면서 언제 원금을 찾을 수 있을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부산저축은행은 지난 4월 29일 경영관리가 시작된 만큼 오는 10월 28일까지는 영업정지 상태가 된다. 점거 농성으로 경영 실사를 벌일 수 없어 매각 작업은 물론 파산 등 법적 절차도 손을 놓은 상태이다. 예보 관계자는 "대신증권이 인수한 부산2·중앙부산·도민저축은행 등은 이달 말께 계약 이전이 끝나면 다음 달 중으로 영업이 재개돼 원리금을 찾을 수 있을 전망"이라며 "하지만 부산저축은행 5000만 원 이하 예금주들의 원금 지급은 기약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저축은행 5000만 원 이하 예금주 김모 씨는 "내 돈을 저축은행에 넣어 놓고 시중은행에서 비싼 이자를 주고 돈을 빌려 생활하고 있다"며 "이제 곧 추석이다.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