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일 싸여 정치권 불안 증폭
- '檢 칼끝' 상대방 겨냥 전망
부산저축은행 핵심 로비스트인 박태규 씨의 귀국으로 저축은행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으면서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검찰 주변에서는 구체적으로 5~6명의 현역 국회의원 이름도 거론되고 있어 긴장감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이미 구속된 부산저축은행 3대 로비스트인 윤여성, 박형선 씨 등과 달리 박태규 씨의 정체가 베일에 싸인 점이 정치권의 불안감을 키우는 원인이다. 어떻게 움직였는지, 어떤 인사를 만났는지가 알려지지 않으면서 '박태규발(發) 파장'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30일 검찰 등에 따르면 박 씨는 경남 함안 출신으로, 소망교회를 다녔으며 여야 인사들과 폭넓은 교류를 했다. 지금까지 박 씨에 대해 알려진 것은 이것이 전부다. 마당발로 알려졌지만, 필요한 사람만 은밀하게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저축은행그룹 OB(퇴직자) 모임 관계자는 "윤여성 씨는 서울에 있는 중앙부산저축은행에 자주 드나들어 확실히 알고 있지만, 박태규 씨는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김양 부회장과 깊은 관계를 맺어왔던 또 다른 인사도 "박태규 씨는 김양 부회장과만 접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산저축은행 대주주나 경영진도 박 씨와 만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불확실성 자체가 변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박 씨가 접촉한 국회의원의 구체적인 명단까지 흘러나오고 있어 정치권이 숨을 죽이고 있다. 해당 국회의원들은 "모두 일면식도 없다" "만난 적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여야 의원들은 정치인과 관련한 검찰 수사방향에 섣부른 관측을 자제하면서도 검찰의 '칼끝'이 상대 측을 향할 것이라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부산저축은행 임직원들이 호남권 야당 인사들과 주로 유착했다며 여당보다 야당에 더 악재가 될 것으로 봤다. 한나라당 한 의원은 "국정조사에서 부산저축은행의 정·관계 로비가 특정지역 인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부산저축은행 퇴출저지 로비가 지난해 6월 다급하게 이뤄졌던 만큼 여권 실세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 민주당 간사였던 우제창 의원은 "박 씨의 정·관계 로비는 청와대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