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을 앞둔 여야가 재벌개혁 경쟁에 나서면서 정치권의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이 똑같이 '경제민주화'를 주된 정책으로 내세우는 등 경쟁적으로 재벌개혁을 외치고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은 27일 ▷현 정부에서 폐지된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에 대한 부작용 보완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대기업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폐해 방지 ▷하도급 제도 전면 혁신 ▷프랜차이즈 불공정 근절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 산하 정책쇄신분과는 이날 국회에서 정강·정책 개정 회의를 갖고 "헌법에 명시된 '경제민주화' 실현을 정강·정책에 담는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권영진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민주당 역시 이날 '경제민주화·보편적복지·부자증세' 등을 3대 핵심 공약으로 발표하며 ▷출총제 부활 ▷재벌계열사 공공계약 입찰 제한 ▷재벌계열사간 순환출자 금지 ▷부당내부거래 규제 강화 등을 주장했다.
이처럼 여야가 동시에 재벌개혁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나선 것은 대기업의 무차별적 사업확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됨에 따른 것이기는 하나, 4월 총선을 앞두고 이슈를 선점함으로써 '친서민 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판단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당은 특히 재벌개혁 문제를 둘러싼 치열한 선명성 경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은 "야당은 경제 민주화를 분배 정의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거대 경제세력으로부터 시장과 중소기업, 소비자를 보호하는 공정경제의 실현 관점에서 경제 민주화 실현을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공정한 시장경제와 분배정의 실현은 동전의 앞뒤 면과 같아 함께 가야 한다"고 차별성을 부각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 정책 사이에서 차별성을 찾을 수 없고 자칫 포퓰리즘 경쟁으로 치닫거나 대기업의 반발만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