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북한 문제, 3국 자유무역협정(FTA), 투자보장협정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이명박 대통령,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최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 징후 등 추가 도발 움직임이 포착되는 시점에 한반도 문제를 주요 의제로 올리고 정책을 조율했다.
또 3국 정상들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투자보장협정을 비롯한 경제 협력 증진 방안도 집중 논의했다.
◇"北, 추가도발 중지해야"..제재 방안 논의는 없어 = 이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할 경우 중국, 일본의 안보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북한의 `혈맹'인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피력하고, 한ㆍ중ㆍ일 3국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새로운 접근'을 강조한 부분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지난 수십 년간 `도발-제재-협상재개'라는 구태의연한 패턴을 끊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어야 한다는 점을 주문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응징'과 `대가'라는 표현으로결연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원 총리는 "북한이 주민 민생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 노다 총리는 "추가 도발에 대해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하겠다"면서 이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의 뜻을 나타냈다.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은 브리핑에서 "세 나라가 견지해 온 확고한 원칙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라면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면 반드시 거기에 따르는 대가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공통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제재 방안을 비롯한 방법론을 논의하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단일 대오'를 유지하는 한미일과 달리 중국이 입장차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동선언문에 한반도 문제 포함 여부를 놓고도 막판까지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기획관은 "북한의 도발이 없을 수도 있는데 이를 가정하고 모여 조치를 한다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한중일 FTA 연내 협상 개시..순탄치는 않을 듯 =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일 FTA도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FTA 협상을 연내 개시하기로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원 총리는 "매우 중요하고 전략적 결정"이라고 평가했고, 노다 총리는 "매우 큰 성과"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각국이 의회 비준 등 국내 절차를 밟기 위해 실무 협의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체결 후 미국의 영향력을 차단해야 하는 중국이나 FTA에 뒤처지면서 경제적 영향력 하락을 우려하는 일본의 이해관계와도 들어맞는 측면이 있다.
일본이 한중일 FTA 협상 개시 시점을 더욱 앞당기도록 명문화를 요구하면서 공동선언문 작성 시간이 다소 지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체결까지 가는 길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중국과는 농산물을 비롯한 민간 품목에 대한 정리가 쉽지 않고, 일본과는 실익 차원에서 `무용론'도 있기 때문이다.
김 기획관도 "여러 가지 걸림돌이 많고 병행해서 진행하는 양자간 FTA도 있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투자보장협정 체결..ISD 포함 = 3국간 경제 분야의 첫 번째 협정이라는 역사적 의미에 더해 투자자 보호에 대한 유치국의 의무를 법적ㆍ제도적으로 명시함으로써 상대국 진출 기업의 보호와 투자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청와대는 설명했다.
특히 국내 2만2천개에 달하는 중국 진출 기업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투자 관련법령이나 정보 등을 받고, 법적으로 투자 환경을 보장받는 등 예측 가능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장치로써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가 포함됐다. 한미 FTA 체결 당시 핵심 논란 조항이었던 이 제도를 폐기하자는 주장에 대해 청와대는 무역하지 말자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우리나라의 중국 투자액은 502억 달러인 데 비해 중국의 투자액은 37억 달러에 그쳐 정부에서는 이번 협정이 투자를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