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와 학생이 방과후학교나 보충수업 참여를 자율 결정할 수 있도록 한 '학습선택권 조례'가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부산시의회와 부산시교육청이 조례 시행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교육단체들도 찬반으로 나뉘어 힘겨루기에 나섰다. 

부산시 교원단체총연합회·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학부모회총연합회·교육삼락회 대표들은 20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시 학생의 정규교육과정 외 학습선택권 보장에 관한 조례안'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집회를 개최했다. 부산교원단체총연합회 강영길 회장은 "학생들에게 학습선택권을 주면 학교 폭력·교권 침해로 참담한 지경인 교육 현장이 더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또 방과후학교 참여율이 떨어지면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빈부에 따른 교육 양극화도 심화된다"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오는 24일 부산시의회 본회의에서 학습선택권 조례가 재통과되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앞서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은 "지난 5월 9일 부산시의회를 통과한 학습선택권 조례가 상위법과 충돌하고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재의결을 요구했다. 행정기관이 입법부가 제정한 조례를 대놓고 반대해 공포가 안 된 것이다.

김석조 부산시의회 의장은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김 의장은 이날 "지난 4월 조례 입법예고 기간에는 별다른 반대 의견이 없었다"면서 "조례 재의 요구를 검토한 결과 타당성이 없었다. 우선 시행해 보고 부작용이 생기면 고치면 된다"고 말했다. 의회 내부에서도 재의 요구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지난 19일에는 조례 재의결을 바라는 1만5445명의 진정서가 의회에 접수됐다. 전교조 부산지부도 조례 통과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이일권 교육의원이 대표 발의한 학습선택권 조례는 0교시·방과후학교·야간자율학습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 여부를 선택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