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이학재 의원과 공천 헌금 관련 의혹에 대해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 朴캠프, 일단 경위파악 주력
- 검찰수사 향방에 촉각 세워

- 한점 의혹없는 수사 촉구 속
- 일각 "사실 아닐것, 지켜보자"

- 非朴 대선 경선 주자 4명
- 후보·지도부 연석회의 제안
- 경선 일정 재조정 주장도

새누리당은 4·11총선 공천 과정에서 공천위원이었던 현기환 전 의원이 공천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만에 하나라도 사실로 드러나면 '개혁 공천'을 내세워 총선에서 승리했던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가도에 엄청난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과 '박근혜 캠프'는 경위 파악과 함께 검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 수사 촉구 외에 대책이…"

박 전 위원장은 공천 작업 당시 "공천이야말로 정치 쇄신의 첫 단추", "쇄신 작업을 용(龍)이라고 한다면 공천 작업은 화룡점정"이라는 말로 '쇄신공천'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가 잘못되면 입을 타격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특히 현 전 의원이 친박(친박근혜) 인사라는 점은 더욱 치명적이다.

새누리당은 2, 3일 전 이 같은 의혹을 파악하고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으나 당사자들이 완강히 부인함에 따라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있다.

한 친박 의원은 "당 입장에서는 검찰에 한 점 의혹 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박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제보자의 진술이 전부"라며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해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누가 보좌관을 안 시켜줬다고 칭얼대고 패악을 부린 모양"이라면서 "보도 내용을 알아봤지만, 사실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합동연설회 참석차 천안으로 이동하던 박 전 위원장은 보도의 진위 및 현 전 의원의 해명 등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공천작업을 진두지휘했던 정홍원 전 공천위원장은 "공천위원들에게 누군가 돈으로 유혹하거든 제게 신고하라고 했고 우리가 결의도 했기에 그런 일이 전혀 없을 거로 생각했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편 비박(비박근혜) 대선 경선 주자 4명은 이날 공천 헌금 의혹과 관련, 당 지도부와 경선 후보 및 경선관리위가 참석하는 연석회의 개최를 공식 제안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김태호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등은 공천 헌금 의혹 대책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 같은 입장을 황우여 대표에게 전달했다. 이들 4명의 비박주자 측은 이날 밤 실무자회의를 열어 즉각적인 연석회의 개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비박 주자 일각에서는 경선 일정을 재조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천 헌금 가능성은

현 전 의원에 대해서는 공천 초반 '튀는 행동' 때문에 내부에서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공천 과정을 자세하게 파악하고 있는 한 인사는 "공천위원 일부에 대해서는 자칫 돈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 여러 곳에서 경고를 했고, 심지어는 박 전 위원장을 통해 강력하게 경고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현 전 의원은 당시 사석에서 박 전 위원장의 한 측근 인사에게 "내게 이런저런 말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그런 일을 하겠느냐"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의 한 의원은 "당시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은 18번에서 많아도 20번 정도까지로 전망됐는데, 25번(그후 이봉화 전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의 사퇴로 23번으로 앞당겨짐)을 받았던 현영희 의원이 3억 원을 베팅했다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면서 "또 공천 헌금을 다른 사람을 통해 줬다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시 중앙당 여성위원장이던 김옥이 의원이 공천 신청을 포기하면서 전국 여성위 상임부위원장이던 현영희 의원이 그 몫으로 바통을 이어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선관위 측에서는 사전에 당사자들에게 통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검찰로 이첩했을 때는 뭔가 이유가 있었지 않겠느냐"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