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인부들이 서울 종로구 공평동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 캠프의 대형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원 강도 따라 파괴력 격차
- 文측 "적극 나서달라" 구애
- 朴측 "헌 정치에 굴복" 선공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28일 앞으로의 행보와 관련, "지지해 주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판단하겠다"고 말한 것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관건은 지원 강도와 시기다. '안심(안 전 후보의 의중)'에 따라 대선판은 다시 한 번 출렁일 가능성이 적지 않아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단 시기는

안 전 후보가 이날 캠프 관계자들과의 오찬 회동에서 문 후보에 대한 지원 여부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지자 뜻'을 내세운 것은 지원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리서치뷰가 안 후보 사퇴 이후 그의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추적조사에서 '문 후보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77.6%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다만, 시기는 유동적이다. 일단 캠프 해단식에 참석해 문 후보 지원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 캠프 핵심 인사는 "안 전 후보가 해단식에서 문 후보에 대한 선거 지원 계획을 밝히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고 말했다. 해단식은 이르면 30일 열릴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미정이다.

해단식에서 지원 계획을 밝히더라도 실제 움직이는 시기는 문 후보와의 회동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후보 측은 안 전 후보에게 회동을 제안해 놓았으나 아직 날짜를 잡지 못했다.

■지원 강도 따라 선거판 출렁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에 대한 지원에 나서더라도 지원 강도에 따라 파괴력은 달라질 수 있다. 문 후보 측은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안 후보 사퇴 이후 문 후보가 박 후보에게 오차범위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안 전 후보 지지층이 상당수 부동층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적극적 지원 방식으로 안 전 후보가 지방을 다니며 주특기인 '2030세대'에 대한 강연을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경우 선거법 위반 가능성이 있지만 민주당 선거사무원(연설원)으로 등록하고 초청 강연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빚은 불협화음을 감안하면 소극적 지원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안 전 후보의 재등장이 유력해지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측도 대응 전략 마련에 돌입했다. 안 후보 사퇴 이후 '문-안 갈라치기' 전략을 써왔던 새누리당은 안 전 후보를 구태 정치로 엮어 공세를 퍼부을 방침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돕는다면) '헌 정치'에 굴복하는 것"이라고 선제 공격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