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튀는 언변으로 공방전 주도

대선 후보 1차 TV 토론에선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공방을 주도했다. 그는 정치쇄신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까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일관되게 공격했다. 수세에 놓인 박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면서 토론회는 왜 나오나"라고 따지자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되받았다.

이 후보는 "유신독재 시대의 퍼스트레이디가 청와대에 가면 여왕이 된다"면서 "여성대통령이 필요하지만 불통·오만·독선의 여왕은 대한민국에 필요 없다"고 박 후보를 비판했다. 외교분야 토론에선 "충성 혈서를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 한국 이름 박정희"라고 박 후보의 부친인 박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뿌리는 속일 수 없다. 친일과 독재의 후예인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한미 FTA를 날치기 통과해 경제주권을 팔아먹었다. 애국가 부를 자격도 없다. 날치기한 뒤에 애국가 부르면 용서되나"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또 박 후보가 질문 도중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김석기 이재연' 의원으로 잘못 말하자 "먼저 토론의 기본적인 예의와 준비를 갖춰줬으면 좋겠다"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또 박 후보가 "이 후보와 통합진보당은 국기에 대한 경례도 하지 않고 애국가도 안 부르는 것으로 안다"면서 국가관을 문제 삼자 "국가차원의 공식의례를 다 함께 했다. TV에도 방송됐는데 왜 기억 못 하는가. 정확하게 알고 질문하라"고 쏘아붙였다.

이 후보는 또 "친인척 비리가 드러나면 즉시 사퇴하겠다고 발표할 의향이 있는가" "말로만 민중을 이해하는 것 같다.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된다고 말한 마리 앙투아네트와 다름없다"며 박 후보에게 공격성 질문을 이어갔다.

또 새누리당이 내년도 제주해군기지 예산을 국방위에서 단독 처리한 것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처리가 무산된 데 대해서도 박 후보의 책임을 추궁했다. 박 후보는 "유통법이 그대로 통과되면 농어민 손해도 연간 1조 원 이상이고 납품업체도 큰 손해를 보는 점이 있다. 그래서 야당이 논의에 참여해 이번 회기에 통과시키면 좋겠다"면서 "이런 사정이 있었는지 알았나"라며 반격을 시도했지만 이 후보는 "됐다"면서 무시하기까지 했다.

이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양극화 심화와 비정규직 양산 문제를 들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지만 박 후보에 대한 공격에 비해서 강도는 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