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1일 "정권 출범에 주도 세력 역할을 했던 분들은 정권 초기에는 2선으로 후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그분들의 손에 의해서, 박근혜 당선인에게 힘든 상황이 초기부터 올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박 당선인의 측근 그룹이 정부 출범 초기 전면에 나설 경우 '권력 나눠먹기'라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 지사는 "(과거) 언제나 새 정부를 출범시켰던 주도 세력들이 인사를 독점하고 권력을 독점했다"며 "출범 당시에는 이에 대해 저항하지 않지만 그 때부터 뒤꼬이기 시작한다"고 거듭 말했다. 홍 지사는 "특히 2030세대 등 우리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포용하려면 박 당선인이 대통합 역발상을 해야 한다"며 "통상적인 국정 준비로는 이들의 마음을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디오 진행자인 손석희 교수를 거론하며 "MBC 사장을 시킨다든지 문화관광부 장관을 시키게 되면 그야말로 대통합 역발상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당선인이 대탕평 인사를 공언한 만큼 개국공신들이 자리를 독차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지만, 당내 일부에서는 '너무 나갔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홍 지사는 경남도정 방향에 대해 "경남이 그 사이에 좀 부패했다. 전국 16개 자치 단체 중 (청렴도가) 15번째"라며 "기강을 다잡는 일이 제일 시급한 문제"라고 밝혀 개혁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도정이 깨끗해질 때까지 감사 결과 적발되는 사람은 검찰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지사는 "제가 (경남에) 내려온 이후로 저녁 식사를 외부인사와 하지 않는다"면서 "토착 부패 세력들과 도지사가 연계되지 않는 게 중요한데, 이 원칙을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