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시내 곳곳에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사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 새 정부 국정운영 방향 지표

- '책임총리제' 도입 위상 강화
- 국무위원 제청권 등 현실화

# 비영남권 인사 기용하나

- 김종인·진념·박준영 등 거론
- 일부 "호남 총리론 통합 미흡"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의 위상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초대 총리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초대 총리는 상징성이 큰 만큼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인사 스타일을 가늠할 지표가 된다.

앞서 박 당선인은 선거기간 중 정치쇄신 차원에서 대통령 인사권을 축소시키고 헌법에 보장된 총리의 권한과 책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책임총리제'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총리에게 3배수 정도의 국무위원 제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 총리의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국무위원을 임명하는 방안을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다.

헌법 87조에는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총리가 제청권을 실제로 행사한 전례는 거의 없다. 따라서 박 당선인의 공약대로 ▷총리가 장관을 추천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을 갖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정책 결정을 주도하게 된다면 명실상부한 '2인자'의 위상을 가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런 막강한 위상을 누릴 초대 총리엔 누가 발탁될까.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은 DJP(김대중+김종필)연합의 파트너인 김종필 전 자민련 명예총재를 초대 총리로 내세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개혁대통령과 안정총리론'을 앞세워 고건 전 총리를 발탁해 반대 진영에 안정감을 줬다.

박 당선인의 총리 콘셉트는 아직 드러난 게 없지만 대통합·대탕평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비(非)영남권 특히 호남 출신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경우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진념 전 경제부총리, 박준영 전남도지사, 강운태 광주시장, 고건 전 총리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반면 호남 총리론이 형식을 차리는 것에 그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광옥 전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호남 총리만으로 소위 대탕평 인사를 논하는 것은 협소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경재 전 새누리당 국민대통합위원회 기획조정특보 역시 "호남 사람들은 지금까지 호남 출신 인사의 등용이 형식을 차리는 데 불과했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며 "섣불리 사람을 뽑았다가 오히려 통합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당선인 역시 인위적인 보여주기식 인선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역보다는 순수하게 인물과 능력을 중심으로 총리 인선을 고민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