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진중공업 노동자 고 최강서(34) 씨의 빈소를 찾은 민주통합당 정봉주 전 의원이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동하기자

- 불리한 대선 野 '패배'하지 않아
- 중도·보수층 언어까지 구사해야
- 바닥서 소통하는 공감정치할 것

"민주통합당이 욕먹는 이유는 우리끼리, 우리만의 대화를 하기 때문이다. 나를 버리면서 국민과 공감의 틀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지난 25일 출소한 '나는꼼수다' 멤버인 민주통합당 정봉주(52) 전 의원이 27일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노동자 고 최강서(34) 씨의 빈소를 찾았다. 그는 18대 대선 패배 원인으로 보수·중도층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해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을 꼽았다. 비주류를 중심으로 제기된 '책임론'에 대해서는 "반성이 누구를 쳐내려는 수단이어서는 안 된다. 결과까지 긍정적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패배'에 대한 관점이 여론의 평가와는 달랐다.

"축구로 보면 주심·선심·부심이 모두 (새누리당에) 넘어간 상태로 싸웠다. 대선에서 이기려 했던 이유가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하려 한 것인 만큼 그런 역할은 충분히 했다. 패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가기관과 중립을 지켜야 할 언론이 여당 편을 든 상태에서 민주당이 의미 있는 득표를 했다는 뜻이다. 그는 "선거에서 지면 국민의 삶도 포기해야 하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나꼼수'가 보수 대결집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에 대해 그는 "나꼼수를 깎아내리려는 이들의 주장이다. 나꼼수가 계속 나오면 보수 진영이 점점 정치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싹을 키우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일축했다. 50대의 결집이 패인이라는 지적에는 "그분들은 6월항쟁을 주도한 넥타이 부대였다. 2002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찍었던 분들이다. 오히려 민주당이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함께 갑시다'며 손을 내미는데 미진하자 섭섭함을 느낀 것"이라고 했다. 또 "50대 이상에서 '젊은 사람들, 진보라는 사람들끼리 잘해보라'라는 반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나무의 뿌리에 해당하는 5070세대를 무시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진보 진영에서 우리끼리 대화하는 것을 중단하고 중도·보수의 언어까지 구사해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선거 로고송으로 50, 60대가 즐겨 불렀던 군가를 활용하고 민주당의 상징색도 군복(일명 개구리복)으로 바꿔 '우리도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사람'이라는 점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은 출소 직후 "나꼼수는 물리적으로 끝났다"고 한 적이 있다.

"나꼼수의 정신은 바른 언론이며 그 정신을 계승해 다른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저는 정치인의 영역을 찾기 위해 더는 나꼼수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그는 "나꼼수의 역할은 대안방송을 만들려는 언론인에게 맡기고, 저는 바닥에서 소통하는 공감정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