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각 부처에 인수위 업무보고 내용을 대외비로 분류하고, 관련 내용이 유출될 경우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보안 서약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은 지난 7일 인수위 첫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민 혼란과 정부 불신 방지를 위한 보안"을 강조했다. 설익은 정책들이 국민들에게 사실인 것처럼 알려졌을 때의 부작용을 경계한 것이다.

　하지만 역효과 또한 만만치 않다. '보안' 강조가 인수위 활동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전체 공무원 사회로 확산되면서 국민들의 알권리나 정보 접근권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인수위원회가 각 부처에 업무보고 내용을 대외비로 분류하고, 해당 자료가 외부로 유출될 경우 징계하겠다는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져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인수위 업무보고를 앞두고 있는 한 부처 관계자는 "인수위는 각 부처 업무보고와 관련해 보고내용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각 부처는 인수위의 요구에 따라 보고 내용을 대외비로 분류하고 보고서 내용이 유출될 경우 처벌받는다는 보안 각서까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관계자는 CBS와의 통화에서 "보안각서를 썼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내용이 유출된 부서에서는 징계 얘기가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업무보고를 마친 한 부처의 공무원도 "별 내용도 아닌듯 한데 인수위가 보안에 보안을 유지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보안에 대한 압박은 인수위 파견 공무원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인수위에 파견된 한 공무원은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임명장을 줄 때 보안이 유출되면 불상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언론의 강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인수위가 내부 방침에 의해 보안을 강조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인수위를 넘어서 정부 각 부처에 보안을 요구하며 이를 어길 시 징계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보안 서약까지 요구함으로써 불필요한 논란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관한 법률이나 시행령에 따르면, 인수위는 정부 각 부처에 인력 파견을 요구하거나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지만 자료를 유출할 경우 징계하거나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이와 관련해 CBS는 인수위에 보안각서의 사실 여부를 물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노컷뉴스/국제신문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