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발표된 `박근혜 정부'의 조직개편안으로 정부부처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잘 나가던 거대부처의 규모가 대폭 축소되는가 하면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던 부처가 새롭게 조명받는 `부침'이 눈길을 끌었다.

◇경제부처ㆍ4대惡 대응조직 부상= 위상이 눈에 띄게 높아진 곳은 `경제 컨트롤타워'로 자리 잡은 기획재정부다.

인수위는 이명박 정부에서 폐지된 경제부총리 제도를 5년 만에 복원, 기재부 장관이 경제부총리를 겸임하도록 했다.

각 부처의 경제정책을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국내외 경제의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동시에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는 막중한 임무를 맡긴 것이다.

기재부에서 기획ㆍ예산이나 국제금융 기능이 분리돼 조직이 축소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은 빗나갔다.

산업통상자원부로 이름이 바뀐 지식경제부도 조직과 기능이 강화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중견기업 정책과 일부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기능을 떼어줬지만, 이보다 더 큰 통상정책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에 맞춰 국내 산업과 연계된 통상정책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외청(外廳) 단위에선 중소기업청, 식품의약품안전청, 경찰청이 박 당선인의 `중소기업 육성' 및 `4대 사회악 근절' 공약에 힘입어 대거 약진했다.

지경부 외청인 중소기업청은 지경부의 중견기업 정책과 지역특화 발전 기획 기능을 가져와 덩치를 키웠다.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관련된 규제 개혁을 강화해야 경제 부흥이 탄력을 받는다는 박 당선인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외청인 식약청은 국무총리 직속 처(處) 단위조직인 식품의약품안전처로 격상됐다. 빈번한 식품안전 사고에 대응하고 먹을거리 안전 관리를 일원화하는차원이다.

박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4대 사회악'의 하나로 꼽은 불량식품을 뿌리 뽑으라는 `특명'을 받은 셈이다.

안전행정부로 개명된 행정안전부와 외청인 경찰청도 조직과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청은 박 당선인이 다짐한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 등 사회악 척결에 앞장서도록 생활안전 기능이 단계적으로 보강된다.

◇교육과학ㆍ국토해양ㆍ외교 `위상 추락' = 현 정부 조직 가운데 최대 규모였던교육과학기술부는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에 따라 교육부로 바뀌며 조직이 크게 축소된다.

기초과학 정책ㆍ연구개발, 원자력 연구ㆍ개발ㆍ생산ㆍ이용, 과학기술인력양성 등 과학기술진흥에 관한 업무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돼 교육 전담부처로 남게 됐다.

국토해양부도 해양수산부 부활로 타격을 받게 됐다.

해양환경, 해양조사, 해양자원개발, 해양과학기술연구 등 현 정부 들어 해양수산부가 사라지면서 흡수한 기능을 5년만에 내주게 됐다.

국토교통부로 바뀌는 명칭에서 보듯 국토종합계획 수자원보전ㆍ이용ㆍ개발, 도시ㆍ도로 및 주택의 건설 등에만 집중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관 외청인 해양경찰청도 해양수산부에 내주게 됐다.

외교통상부는 장관급 기관인 통상산업본부를 지식경제부에 내주면서 `고유업무'인 외교 분야로 기능이 줄었다.

지식경제부의 경우 일단은 통상업무를 확보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지만, 산하 조직인 우정사업본부의 `거취'에 촉각을 세워야할 형편이다.

각 부처가 노리는 현행 지경부 산하 우정사업본부를 어디로 둘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우편ㆍ물류ㆍ금융사업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메머드 조직'인 우정사업본부가 다른 부처로 이관되면 지경부의 위상은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