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조직개편안과 정부하부조직 개편안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애초 청와대 조직개편은 지난주나 늦어도 20일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의 한 인수위원은 지난 15일 정부조직개편안 발표 직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후속 조직개편안 발표에 대해 "`빠른 시간'이란 말이 나왔는데 이번 주를 넘어가면 빠른 시간이라고 하기는 그렇지 않느냐"면서 사실상 16~20일사이에 발표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렇지만 결국 발표가 20일에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번주 중반으로 넘어가는게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기자실 브리핑에서 "오늘 청와대 조직개편안과 정부조직 후속 개편안은 발표되지 않는다"면서 "내일 발표 여부도 모른다"고 말했다. 21-22일에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있어 발표 날짜가 주중까지 순연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정부조직 개편안 확정과 이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총리 후보 지명 및 조각 작업도 애초 예상보다 며칠씩 순연되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는 각 부처의 하부조직의 업무 재편이 예상보다 쉽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예컨대 미래창조과학부는 현 교육과학기술부의 연구개발(R&D) 업무뿐 아니라 지식경제부의 산업응용 R&D, 방송통위원회의 ICT 부문까지 포괄하게 된다. 또 산업통상자원부로 이름이 바뀐 지식경제부도 중견기업 정책과 일부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기능을 떼어줬지만, 이보다 더 큰 통상정책을 넘겨받았다.

기존 부처의 골간이 크게 흔들렸고 이 때문에 내부 혼란과 반발도 적지 않은 만큼, 이를 정치하게 뒷받침할 하위 개편안 마련에 그만큼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

실제 일부 부처 공무원들은 지난 19일 인수위를 방문해 실국 단위 업무재편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위원회 정비도 민감한 문제다. 박 당선인은 행정부 전체의 예산낭비적이고 소모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손을 봐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진 만큼, 현재 500개 이상으로 불어난 정부위원회 중 상당수의 정비가 예상된다.

이를 `구두선'으로 끝내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처음부터 구체적인 정비 계획을 발표하느라 시간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청와대 조직 개편과의 연관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 당선인이 누구보다청와대 조직의 장단점을 잘 아는 만큼, 실질적 개혁과 변화로 이어질 방안을 마련하느라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측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느 정부냐를 떠나 청와대 조직 중 잘못된 관행과 시스템은 바로잡겠다는 게 당선인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월권ㆍ불법 논란이 일 때마다 빈번하게 거론되던 민정수석실의 경우, 청와대 조직개편의 상징적 조치로 비칠 수 있는 만큼 고심을 거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민정수석실은 박 당선인의 공약인 독립적 지위를 가진 특별감찰관제 도입에 따라 위상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당선인의 한 측근은 발표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오늘 청와대 조직개편안을 발표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애초 일정에서 차질이 생기는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1-22일 헌재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문에 영향을 받을 일은 없다"고 말해 금조 초 후속 정부조직개편안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