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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포함한 55명에 대해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연합뉴스 |
# 구권력 "진일보한 기준"
- 민간위원 심사 투명성 강조
- 친인척·권력비리 제외 부각
# 신권력 "불공정 법 적용"
- 국민 뜻 배반한 행위 맹비난
- 대통령 사면 제도개선 추진
# 야권, 당선인 싸잡아 공격
-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한 측근 인사들의 특별사면을 단행한데 대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비판하고 나서면서 신구 권력 갈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 "법·원칙에 맞는 특사"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6회 국무회의에서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즉석 안건으로 상정한 사면안을 심의·의결하면서 "법과 원칙에 맞는 사면을 위해 처음으로 민간 위원이 다수 포함된 사면심사위원회를 통하는 등 진일보한 절차를 거쳤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정부 사면은 민생사면을 위주로 하고 정치사면은 당초 약속대로 절제해 역대 정부와 비교해도 적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사면 원칙으로 ▷대통령 친인척 배제 ▷임기 중 발생한 권력형 비리 사건 제외 ▷중소·중견기업인으로서 경제기여도 및 사회봉사 정도 ▷사회 갈등 해소를 꼽았다.
이번 사면에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천신일 회장 외에도 박희태·박관용 전 국회의장, 현경병·장광근 전 새누리당 의원, 박 당선인의 측근으로 통하는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 민주통합당 서갑원·김종률·우제항 전 의원 등이 포함됐다.
경제인 중에서는 남중수 전 KT 사장, 박주탁 전 수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섬유 PG장 등 14명이 포함됐다. 용산참사 관련자 등 노동계와 시민단체 인사를 포함해 모두 55명이 사면 및 복권됐다.
■박 당선인 "유전무죄 바로잡아야"
박 당선인은 "법 적용이 공정해야 한다"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잘못된 관행"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당선인이 인수위원회 법질서·사회안전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한 말이지만 이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거듭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박 당선인은 또 "국민들이 법 적용이 불공정하다고 느끼거나 억울하게 나만 당한다는 생각이 들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권력형 범죄를 저지르고도 형기를 마치지 않은 대통령의 핵심 측근을 특별사면한 것은 국민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62년 동안 관행처럼 이어져 온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가 사법정의에 어긋나지 않았는지 살펴본 뒤 관련 제도의 개선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야권 "박 당선인 책임져라"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측근은 권력의 특혜 하에 법을 어기고, 대통령은 권력의 특사로 법치를 무너뜨리겠다는 것 아니냐"며 "조선시대 임금도 이런 무도한 짓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이 분개하고 당선인도 거부한다"며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고 명예로운 퇴임을 위한 마지막 도리"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며 "진짜 선 긋기를 하려면 친박 인사 사면에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걸 의원은 대통령 친족과 측근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사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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