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새 정부 첫 업무보고를 통해 긴장 국면에 있는 남북관계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천명했지만, 북한은 통일부의업무보고가 진행되는 시간에 현재 유일하게 남은 남북 소통채널인 군사당국간 통신선까지 끊었다.
이에 따라 한반도신뢰프로세스 차원에서 남북 간 신뢰 진전을 전제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적절한 시기에 북측에 제의하고 한반도 정세 등을 고려해책임 있는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통일부의 업무계획을 시행하는데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부는 27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한 남북관계 정상화와 실질적 통일준비를 토대로 한 통일기반 구축을 위해 9대 중점과제를 골자로 한 올해 주요 업무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한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추진과제로는 ▲ 인도적 문제 실질적 해결 ▲ 당국 간 대화추진 및 합의이행 제도화 ▲ 호혜적 교류협력 ▲ 개성공단 국제화 ▲ 남북관계 진전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 기여 등을 보고했다.
우선 인도적 문제와 관련해 통일부는 국제기구를 통한 취약계층 지원과 민간단체의 지원품목 확대 등 대북 인도적 지원을 투명성 있게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또 현재의 엄중한 상황이 해소되면 적절한 시기에 이산가족 상봉 제의 등 이산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업무보고 후 내외신 브리핑네서 "분명히 지금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우리가 상황에만 구속돼 남북관계의 변화를 위한 노력을 수동적으로 하겠다는 뜻은 당연히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적 지원문제부터 차근차근 해나갈 것"이라면서 "박근혜 정부가 보여주고 싶은 대북정책의 원칙이 어떤 행동으로 드러나게 되면 북한의 태도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통일부는 또 한반도 정세와 북한의 태도를 고려, 책임 있는 당국 간 대화를 하되 '문제해결을 위한 실질적 대화'를 추진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도발중단과 상호 존중 등으로 초보적 신뢰형성 조치를 협의하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과 관련한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도 확보키로 했다.
이는 5·24 조치 해제를 위해서는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통일부는 두 차례의 정상회담 합의를 포함해 기존 합의의 이행을 평가하는 체계를 구축해 남북 간에 합의된 사항을 이행하는 문화를 정착하기로 했다.
호혜적 교류협력의 질서있는 추진 차원에서 문화융성과 민족동질성 회복 등 민족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순수 사회문화교류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단계적으로 학술, 종교, 체육 분야로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남북관계와 북핵 진전에 따라 남북교역 재개와 대북투자 허용, 산림 병충해 방제, 지하자원 개발사업, 서울·평양에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보고했다.
통일부는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핵 불용의 확고한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 간 실질적 협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방안으로 비핵화 프로세스와 남북협력의 상호 보완적 추구, 남북 회담 시 북핵문제 의제화 등을 제시했다. 류 장관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중요한 자원으로 삼겠다"면서 "북핵 문제를 남북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청와대에서 통일부 업무보고가 진행되던 이날 오전 11시 20분에 "적들의무분별한 준동으로 하여 북남 사이의 대화와 협력을 위해 개설된 북남 군통신은 이미 자기의 의미를 상실하였다"면서 남북 간을 연결해온 유일한 소통로였던 남북 군사당국간 통신선까지 끊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