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朴 "北 변화하는 환경 만들고
- 도발 땐 대가 알게해줘야"
- 신뢰 전제 적십자회담 제의

- 외교부, 한미 전략동맹 발전
- 中과는 인문유대 강화 주력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부와 통일부의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우리와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만드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이 도발에 대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외교부와 통일부가 박 대통령에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가동하겠다는 보고를 하는 와중에 북한이 남북 간 사실상 유일한 소통채널인 군 통신선 단절 조치를 취하면서 남북관계는 불안정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통일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남북 간 신뢰 진전을 전제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적절한 시기에 북측에 제의하고 한반도 정세 등을 고려해 책임 있는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같은 시각 군 통신선 단절이라는 강경 카드를 뽑아들면서 통일부 당국자들은 매우 난감하다는 표정이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업무보고 이후 내·외신 브리핑에서 "인도적 지원문제부터 차근차근 해나갈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보여주고 싶은 대북정책의 원칙이 어떤 행동으로 드러나게 되면 북한의 태도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업무보고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21세기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고 중국과는 인문유대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한반도 주변 4개국과 외교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 관계는 우리의 대외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근간으로 미국인들이 쓰는 백본(backbone)이란 표현에 이런 점이 잘 나타나 있다"면서 "북한의 위협이 증대되는 안보환경을 생각하면 한미 간의 공동대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관계의 중점사항으로는 ▷5월 예정된 박 대통령의 첫 방미와 정상회담의 성공적 추진 ▷ 북핵 문제, 한반도 프로세스 ▷원자력협정 개정,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 등 현안의 원만한 해결 등이 꼽혔다.

외교부는 한중 관계에서는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인문유대'를 강화할 방침이다. 유교, 한자 사용 등 양국 간 정서적 토양을 바탕으로 인적·문화적 교류를 늘림으로써 상호 이해증진을 높인다는 뜻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인문유대를 통해 한중 간 정치·경제 사이의 괴리와 안보문제를 좁힐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공공외교의 큰 분야로서 인문유대 강화를 중국도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