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경제민주화 관련법안으로 손꼽히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의 6월 임시국회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4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대기업 총수일가의 부당 내부거래(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25일 오전 소위에서 처리키로 합의했다.
소위는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와 관련해 공정거래법 제3장 '경제력집중 억제' 부분에 규제 조항을 별도로 신설하지 않고 기존 부당지원금지 조항이 있는 제5장(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규제대상 거래는 ▲정상적 거래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 ▲통상적 거래상대방 선정 과정이나 합리적 경영판단을 거치지 않은 상당한 규모의 거래(거래기회제공) ▲회사가 직접 또는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를 통해 수행할 경우 회사에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행위(사업기회 유용) 등 3가지다.
정부는 그간 제5장의 현행 규정으로 해결할 수 없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행위 등은 제3장에 별도 규정을 신설해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일각에선 법안의 규제 수위가 정부 방안보다 후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제3장을 신설하지 않고 현행 제5장의 규정을 보완하기로 했으나, 그렇게 되더라도 '경쟁제한성' 요건이 추가되는 것이 아니므로 기존에 공정위가 추진하던 안과 다를 바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이밖에 부당 지원행위의 요건을 '현저히 유리한 조건'에서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완화하고, 부당지원을 받는 수혜기업도 처벌대상에 포함하는 한편 또 다른 사업자와의 거래에서 특수관계인을 거래에 추가하는 '통행세'도 규제하기로했다.
법안소위는 이날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한도를 줄이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금융지주회사법·은행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산업자본은 앞으로 은행지분을 4%만 가질 수 있다.
2009년 은행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은행지분 보유 한도를 4%에서 9%로 늘렸는데, 재벌이 금융회사를 사금고화하는 것을 막고자 규정을 4년만에 '원위치' 시키게 된것이다.
산업자본 규제 강화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확대 등 다른 금융관련 법안과 비교해 여야의 의견차가 크지 않아 비교적 수월하게 통과될 것으로 점쳐져 왔다.
다만 산업자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국내은행의 세계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재계와 금융권에서는 은행법에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제한 같은 규정이 이미 들어가 있어 굳이 법개정 없이도 대기업의 사금고화를 막을 장치가 있으며 규제 강화는 오히려 외국 금융자본이 설 자리를 늘려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법안소위는 이날 주기적인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기존 은행에서 보험, 증권, 카드사 등 비은행권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제정안을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으며, 6월 국회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