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왼쪽)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자, 바로 옆에 앉은 황우여 대표가 최 원내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메모지에 뭔가를 적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황 대표 실종' 지적 맞물려 주목

새누리당의 '투톱'인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6월 임시국회 '성적'을 놓고 황 대표가 '반성'을 앞세우자, 원내를 책임지고 있는 최 원내대표가 즉각 "의미 있는 성과를 올린 국회"라고 맞받았다.

친박 '핵심 실세'인 최경환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된 이후 당 안팎에서 '황 대표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이날 두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황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어제 임시국회를 마쳤는데, 우리가 계획한 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했다고 자성해 본다"면서 "111건의 법안을 제정할 예정이었는데 아직도 65건의 미제가 남아 있어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겠다"고 말했다. 6월 임시국회에서 계획했던 상당수 법안이 처리되지 못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최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로서는 듣기에 썩 편한 얘기는 아니었다.

최 원내대표는 황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마자 "여러 가지 민감한 현안이 있는 가운데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국회였다고 평가한다"면서 "진주의료원 국정조사 문제,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등 민감한 현안이 불거졌지만 그런 현안에 대해 싸우면서, 일은 일대로 하는 국회였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난 국회에서 민생관련 법안은 253건 정도 처리됐다. 이는 역대 임시회 중 가장 많은 법안이 처리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끊임없이 논란만 돼 왔으나 결론을 못 내렸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이 통과된 것은 대단히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이는 황 대표가 원내대표를 지냈던 18대 국회에서도 통과되지 못했던 '특권 내려놓기' 법안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된 데 의미를 두는 것이어서 최 원내대표가 황 대표의 발언에 우회적으로 반박하는 듯한 모양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