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법인화 꾀하던 해수부
- "우리 소관 … 재론여지 없어"

- '부처 권능 위축 발언' 비판도

황우여(사진) 새누리당 대표가 "극지연구소는 연구분야가 해양수산에 한정되지 않는다"며 미래창조과학부나 총리실 산하 특별기구화하는 방안을 언급해 파장이 예상된다.

황 대표는 9일 지방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자신이 대표발의한 극지활동진흥법과 관련, 극지연구소의 독립법인화를 통한 인천 잔류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황 대표는 "극지연구소가 지금은 해수부에 있지만 극지연구는 해양연구가 다가 아니다. 남극도 사실 대륙이고, 각종 연구를 다 포괄한다"며 "해수부가 어디에 위치하든 부속 건물로 따라가야 하는 수준이 아니다. 극지연구소에 대한 시각을 달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편의상 해수부에 두더라도 관심이 해수부에 한정되지 않는다. 극지연구소는 순수하게 연구를 하기 때문에 미래창조과학부나 아니면 총리실 산하 별도 기구로 키워야 한다는 논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극지연구의 순수 연구측면을 강조해 해양수산과의 연계성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부산 언론과 지역 정치권에서 반발하고 있는데 이는 오해"라며 "부산에 있는 걸 인천으로 가져가려는 것이 아니고 극지연구소는 원래부터 인천에 있었던 것"이라고 말해 인천 잔류 의지를 노골화했다.

이처럼 극지연구소를 타 부처로 이관하는 방침이 현실화할 경우 극지연구소의 독립법인화를 지원하며 극지활동진흥법의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해수부로서도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날 "사실은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기도 하다"면서 "그러나 극지연구소 소관 문제는 과거에도 논란이 된 바 있는데 이미 부처간 협의를 통해 해수부로 가는 것으로 결정이 난 상황이어서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의 한 해양 관계자는 "독립법인화의 의도가 결국 드러난 셈"이라며 "이는 그렇지 않아도 위축된 해수부의 권능을 약화시키는 방향"이라며 반발했다.

한국해양대 이용희 교수는 "극지연구는 거대과학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미래부에서 관장할 수도 있겠지만 황 대표가 도대체 어떤 배경에서 그런 발언을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해수부는 아무래도 경제부처다 보니 기초과학에 투자하는 미래부와는 연구성과 등에 대해 관점이 다를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과거 국가출연 연구기관들을 하나로 모으려는 '그랜드 플랜'이 시도된 적이 있는데 그런 차원의 접근일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