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개성공단 존폐와 관련된 '중대 결단'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가운데 남북관계 주무부처 수장이 휴가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4일 오후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측을 향해 우리 측의 실무회담 제의에 대해 수용하라고 압박했는데, 회담 제의를 했던 정부 측 인사인 류길재 장관이 성명 다음날인 5일 휴가를 간다는 것이다.

이날 성명을 시작으로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를 위한 명분축적에 나섰다는 분석이 많아진 데다 입주기업인들의 초조함이 극에 달하는 등 개성공단이 중대고비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주무장관이 바캉스를 즐긴다는 것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개성공단 실무회담 제의에 대한 북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는 정부 발표의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통일부 측은 류 장관의 휴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여름휴가는 가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차관보급인 천해성 통일정책실장(차관보급) 등도 지난주 휴가에 나서 비판을 자초했다.

한편으로는 "부적절한 시기의 부적절한 근무태도"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도 남북관계의 주무부처를 '핫바지'로 만드는 청와대 강경파에 대한 통일부 간부들의 '항의성 휴가'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김정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류 장관의 휴가는 정부가 개성공단을 포기했다는 사인을 대내외에 줄 수 있다"면서 "여권 수뇌부들이 집단휴가를 떠나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다. 한 술 더 떠 개성공단 주무장관의 휴가는 해도 너무 한다. 박근혜 정권은 '바캉스 정권'이라는 별명이 딱 맞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