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5일 새 청와대 비서실장에 경남 거제 출신인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임명하고 4명의 수석비서관을 교체하는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전격 단행했다. 박 대통령이 정권 출범 162일 만에 2기 참모진을 출범시킨 것은 새 정부 진용이 구축된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국정을 추진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신임 비서실장은 검찰총장과 법무장관, 3선 의원을 지낸 여권 중진이자, 박 대통령의 자문그룹인 이른바 '7인회' 멤버로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이정현 전 수석이 홍보수석으로 이동한 후 2개월여간 비어 있던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에는 직업 외교관 출신인 박준우 전 유럽연합(EU) 대사가 파격 발탁됐다. 민정수석에는 서울고검장을 지낸 홍경식 전 법무연수원장, 미래전략수석에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방송통신추진단장을 지낸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 대표, 고용복지수석에는 최원영 전 복지부 차관이 각각 새로 기용됐다. 이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박 대통령은 하반기에 보다 적극적인 정책추진과 새로운 출발을 위해 청와대 인선을 결정했다"며 이 같은 인선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이 수석은 개각 여부에 대해 "장관 교체는 없다"고 말했다.

허태열 비서실장과 곽상도 민정수석이 교체된 것은 '윤창중 파문'을 비롯해 정권 출범 이후 계속된 인사파동에 대한 책임을 묻는 성격이 강하다. 최성재 고용복지수석과 최순홍 미래전략수석도 각각 '맞춤형 복지'와 '창조경제'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데 따른 교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 신임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사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계신 대통령의 국정구상과 국정철학이 차질 없이 구현되도록 미력이나마 성심성의껏 보필할 각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은 김 신임 비서실장의 유신헌법 초안 마련 참여,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주도, 1992년 초원복국집 사건 주도 전력 등을 들어 야당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