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의원의 불출마(본지 지난 10일자 1면 보도)가 새누리당의 내년 부산시장 후보 경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김 의원의 불출마 소식이 알려진 이후 지역 여권의 관심은 구체적으로 어느 (잠재) 후보에게 유리하거나 혹은 불리하게 작용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 후보 출마를 검토중인 각 진영은 김 의원 불출마가 가져올 이해득실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신-구 대결 구도 굳어지나

김 의원이 일찌감치 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 지역 정치권은 주로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역 여권의 한 관계자는 "김 의원이 최근 일부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지지율이 나오자 크게 실망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빨리 포기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운 정치 진로 모색을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단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내놨다. 문제는 김 의원이 빠지게 되면 경쟁 구도가 어떤식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냐는 것.

 일단 각 진영은 아직 본격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영향이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원내 주자들간에 이른바 '신구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지 않겠느냐는 예상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국회의원 선수를 떠나 서병수 유기준 이진복 의원 등 노장 그룹과 김세연 박민식 등 40대 신진 그룹간 대결로 굳어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노련함이 돋보이는 경륜이냐, 아니면 신선함을 앞세운 참신성이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장 그룹의 한 참모는 "경험과 경륜은 중요한 덕목인데도 불구하고 자칫 보수적이거나 사고가 경직된 것으로 비칠수 있다"고 걱정했다. 단순히 나이나 국회의원 선수로 분류하는데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40대의 두 의원 진영은 이런 구도가 싫지 않다는 눈치다. 이런 가운데 신진 그룹의 한 의원 관계자의 말이 눈길을 끈다. 그는 "이번처럼 언제든 경쟁 구도에 변화가 올수 있고, 우리가 지지하는 의원의 급부상이 시간 문제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외 인사 재평가 기회될까

원외 인사들의 움직임도 관심거리다. 원외에서는 신정택 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배덕광 해운대구청장이 가장 의욕적이다. 관료 출신으로는 백운현 부산시 정무특보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출마 여부를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이들은 현재 당심이 절대적인 요소로 돼 있는 경선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지금의 경선룰 아래에서는 섣불리 경쟁에 뛰어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현역 3선 의원으로 유력 후보였던 김 의원의 중도 포기가 나쁘지 않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원내 후보들이 현역 프리미엄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과대평가되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