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2일 이산상봉을 위한 판문점 적십자 실무접촉 개최를 전격적으로 수용해 주목된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우선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놓고 남북간 신경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이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로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인 상황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대화 국면의 변수로 꼽혀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식 축사에서 추석을 전후로 한 이산가족상봉을 하자고 북한에 제안하고 나서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이 실무접촉 장소 문제로 시간을 끌 경우 자칫 추석을 전후로 한 이산가족 상봉은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북한은 애초 실무접촉을 금강산에서 할 것을 주장, 금강산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을 연계하려고 했고 우리 정부는 이 두 사안을 분리하려는 입장에 따라 판문점 개최로 맞섰다.
결국 북한이 남측의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이산가족상봉 문제에서는 한발 양보한셈으로 이를 통해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로 모처럼 마련된 남북간 화해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게 됐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판문점 접촉 수용은 모처럼 마련된 회담 판을 깨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남북관계를 관리하려는북한의 태도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금강산관광 재개에서 실리를 챙기려는 속내를 내보였다. 북한은 이날 판문점 실무접촉을 수용하며 "금강산 관광은 빨리 재개했으면 좋겠다"며 8월 말∼9월 초 금강산에서 회담을 개최하기를 희망한다고 우리 정부에 밝혔다.
정부가 다음 달 25일 개최하자고 수정 제의한 금강산관광 실무회담 시기를 앞당기자며 남측의 호응을 사실상 촉구한 것이다.
정부는 이날 오후 북한의 금강산관광 회담 시기와 관련해 "추후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회신, 앞으로 입장 변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한이 금강산관광과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분리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유연성을 발휘해 금강산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을 연계하는 전술을 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북 양측이 현안에서 절충점을 찾아가면서 대화 국면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에서 서로 '주고받기'식으로 접점을 만들고 있다"며 "남북한 모두 대화 의지가 있기 때문에 전반적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