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반발 의식한 의원들
- "난 못해" 폭탄돌리기 현상
금융위원회가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재통합 등을 담은 정책금융체계 개편 법안의 발의를 위해 무리하게 대리입법에 나서 눈총을 사고 있다. 이를 제안받은 여당 의원들이 모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폭탄 돌리기'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부산 여당 정치권이 선박금융공사 대안으로 정책금융공사 본사의 부산 유치를 추진하고 나섰지만 금융위는 기존의 정책금융개편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타 지역 국회의원을 동원한 대리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10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정책금융의 과제와 개선방안' 포럼 말미에 "새누리당 송광호(충북 제천·단양) 의원이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 의원실 관계자는 11일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금융위의 요청을 받고 송 의원께 법안 발의를 제안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당내에서도 이견이 있는 상황에서 법안을 발의하는 것이 어떨지 몰라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같은 당 성완종(충남 서산·태안) 의원도 법안 대표발의를 요청받았으나 공동발의 서명을 받기가 쉽지 않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관계자는 "두 의원 외에도 여당 정무위원회 위원들 상당수가 법안 발의 제안을 받았으나 다들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국회 정무위 위원장(김정훈 의원)과 간사(박민식 의원)가 모두 부산 의원으로 산은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은법 개정안 자체가 산업은행의 민영화 포기 등 논란이 많은 데다 부산 의원들이 모두 반대하는 상황에서 이 법을 발의할 경우 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감수해야 해 부담이 크다.
금융위가 정무위 위원들에게 바로 입법을 요청하는 대신 여당 원내대표에 SOS를 친 이유이기도 하다. 또 금융위가 직접 법안을 발의할 수도 있지만 정부 입법의 경우 당정협의, 입법예고, 국무회의 심의 등의 절차를 거친 뒤 국회로 넘어와 통상 5~6개월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신속한 입법화를 위해 의원입법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당내 교통정리가 우선"이라며 "의원들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는 한 법안 발의의 총대를 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심사소위원장으로 법안 통과의 키를 쥐고 있는 박민식 의원은 현재의 정책금융체제 개편안 입법은 펜딩 전략(지연작전)을 쓰더라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한편 선박금융공사 대응 관련 TF(태스크포스)를 맡고 있는 서병수 의원은 내주 초 금융위와 접촉을 갖고 정책금융공사 본사 부산 유치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무산 시 위험부담이 큰 역할을 차기 부산시장 유력 후보인 서병수 의원이 맡은 것을 놓고 최근 청와대의 변화 기류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부산의 한 의원은 "금융위 안이 청와대의 최종 승인을 받은 안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