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주의료원 사태는 '갈등 완화'
- 제주해군기지 건설 '갈등 해소'
- 총리 현장방문도 두 차례 불과

박근혜 정부에서 '선제적 갈등관리'를 표방한 국무조정실이 주요 갈등 현안을 누락하거나 제대로 파악조차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최근 금융계와 부산지역에서 주요 현안으로 급부상한 '선박금융공사 백지화'는 국무조정실의 갈등관리 목록에서 누락됐고, 진주의료원 사태는 '갈등 완화'로 분류되는 등 '엉터리 갈등관리'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이 14일 국무조정실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현재 갈등과제 목록'에 따르면 선박금융공사 설립 백지화 및 산업은행과 한국정책금융공사 간 합병 등이 포함된 정책금융체계 개편 문제 등 최근 주요 현안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부산 공약사업인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좌초돼 지역민들의 반발이 큰 데다, 선박금융공사와 기능이 겹친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산업은행과의 통합이 추진돼 금융계에서도 논란이 뜨거운 사안이다.

박 의원은 "기본적인 정책조정 회의도 거치지 않은 데다 '금융위원회와 정책금융공사', '금융위원회와 부산시' 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도 국무조정실은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같은 상임위 소속인 민주당 이학영 의원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진주의료원 사태에 대해 '갈등 완화'로 처리하고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은 '갈등 해소'로 분류했다. 진주의료원 사태를 이같이 분류한 것은 올해 연말까지 '지방의료원 발전 종합대책'이 수립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국무조정실이 나오지도 않은 대책을 놓고 갈등이 완화됐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리산댐(문정댐) 건설 및 용유담 명승 지정과 반구대 암각화 보존에 대한 사안도 '갈등 완화'로 분류된 것으로 파악됐다.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국무조정실이 갈등사례로 관리하는 66개 과제 중 총리가 현장을 방문한 사례는 6월 울산 반구대 암각화, 9월 밀양 송전탑 건설 단 두 차례였고 갈등점검 실무협의회는 한 두차례 열린 뒤 개점휴업 상태"라면서 "국무조정실의 갈등관리 업무가 탁상공론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