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 수용·집행부 견제" 평
"현실 수용과 집행부 견제, 두마리 토끼를 잡은 절묘한 선택이었다."
제232회 정례회 첫날인 11일 낮 부산시의회 본회의장은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사업과 부산영화체험박물관 건립이라는 두 '뜨거운 감자'를 놓고 의원들의 표대결이 예고돼 있었기 때문이다.
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가 지난 7일 민간투자방식의 두 사업이 포함된 2013년도 제8차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통과시키자 일부 의원들이 반대하면서 각각 수정 동의안을 제출해놓은 상황이었다. 찬반토론을 거쳐 곧바로 실시된 투표 결과는 두 사안 모두 당초대로 추진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부산영화체험박물관 건립을 없었던 걸로 하자는 수정안에는 반대 27표, 찬성 20표, 기권 6표가 나왔다. 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사업을 제외하자는 수정안은 반대 28표, 찬성 19표, 기권 6표로 부결됐다.
하지만 투표 결과가 발표된 본회의장은 조금 전까지 서로의 논리를 주장하며 자칫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갈 것 같은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반대표를 던졌든, 찬성표를 던졌든 양쪽 모두 이긴 것 같은 묘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 같은 예상 못한 '상황'은 사전에 철저히 연출됐던 것으로 보인다.
통상 상임위원회를 무리없이 통과한 특정 사안이 본회의에 상정됐을 때 반대 여론이 나오면 의회 집행부가 사전에 조율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철저히 모른 체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집행부 나름의 계산이 숨어 있었다. 우선 반대 의견을 억지로 통제하는 것이 적절치 않고 쉽지도 않다고 판단했다.
또 기획재경위도 두 사업에 찬성한 것이 최선이라기 보다는 차선책이었다. 미흡하지만 더는 사업을 미룰수 없다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특히 긴장을 최대로 끌어올림으로써 의회에 던져놓고 뒷짐지고 있는 집행부의 '버르장머리'도 이번 기회에 바로잡으려던 참이었다.
이는 최형욱 기획재경위 위원장이 수정안 반대 토론을 하면서 "이번 사안 통과와는 별개로, 마지막까지 엉터리 (수영만재개발) 보고서를 내는 등 집행부(시)의 잘못은 반드시 고쳐나가겠다"고 말한 데서도 이런 의도가 읽혀진다. 마지막으로 집행부는 나름의 표단속을 통해 동의안 통과라는 애초의 안이 뒤집히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시의회 한 중진 의원은 "의회를 운영하다 보면 의원들 간에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릴 수 있고, 그것이 민주주의이기도 하다"며 "특히 이번 찬반 투표를 통해 시의회는 당초의 의도를 밀고나가돼 동시에 집행부도 견제하는 효과도 동시에 거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