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65주년 기념일 행사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장성택(왼쪽) 국방위 부위원장, 최룡해(왼쪽 두 번째)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함께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 한때 의형제 맺을 만큼 절친
- 로켓발사 핵실험 등 견해차
- 경제개발 특구사업 놓고도
- 군부·당 간부와 잦은 마찰
- 노선싸움서 보수파에 패배
- 체제 불안정 심화될 가능성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후견인으로 알려진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실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은 체제의 2인자인 장 부위원장의 실각으로 북한 권력지형의 일대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3일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는 올해 들어 장 부위원장 심복에 대한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 내사에 들어가는 등 일부에서 견제하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이 때문에 장 부위원장은 작년(106회)에 비해 공개활동을 절반 수준(52회)으로 줄이는 등 활동을 자제해 왔다.
마지막 공개활동은 지난달 6일 일본 이노키 의원 일행을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자격으로 면담했으며, 앞서 10·10 당 창건 68돌 경축 합동공연에 김정은 위원장을 수행한 바 있다.
장 부위원장 실각 배경에는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부위원장과 최 국장은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절친한 사이로, 김정은 체제 출범 초기부터 권력의 양대 축을 이룬 인물들이다. 하지만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과정에서 견해차를 보이며 권력투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최 국장의 위상이 커지면서 장 부위원장의 입지가 흔들렸고, 이와 함께 두 사람 사이에 불협화음설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이에 따라 장 부위원장이 실각하게 되면 김정은 정권은 장성택과 최룡해의 양대 축에서 최룡해 중심으로 바뀔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 부위원장은 김정은 체제 출범을 시작으로 사복을 군복으로 갈아입고 인민군을 '김정은의 군대'로 거듭나게 하는 데 일조했다. 그는 지난 2년간 리영호 전 총참모장까지 밀어내는 등 군부에서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다.
특히 그의 오랜 당 관료 경력에 청년동맹을 이끌며 보여줬던 뛰어난 리더십 때문에 장 부위원장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물론, 북한을 '최룡해 천하'로 굳힐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장 부위원장은 북한경제 회생을 위해 개혁·개방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노선 갈등에서 개혁세력의 패배를 의미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는 최근 경제개발 특구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북한 군부 및 노동당 간부들로부터 불만을 사온 것으로 전해졌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장 부위원장이 북한의 변화를 모색하는 세력의 중심에 있었다는 점에서 그의 실각은 북한 개혁의 후퇴나 속도 조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 부위원장의 실각이 북한체제의 불안정 및 보수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향후 북한에서 크고 작은 권력투쟁이 잇달아 체제 불안정이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장 부위원장의 실각은 김정은 정권 권력지형의 '격변'을 의미하는 것으로, 장 부위원장이 물러나면 김정은 체제의 안정감도 떨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