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형된 측근 리용하·장수길
- '유일적 영도체계 거부' 죄목
- 장성택도 같은 혐의 가능성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지난달 말 공개처형된 북한의 리용하 당중앙위원회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행정부 부부장의 죄명이 '월권'과 '분파행위' 및 '당 유일적 영도체계 거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택 부위원장 역시 실각됐다면 이 같은 혐의와 관련이 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박사)은 5일 "처형된 측근들의 구체적 죄명은 월권, 분파행위,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거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리용하와 장수길은 '장성택의 뒤에 숨어 당 위의 당으로, 내각 위의 내각으로 군림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단순히 월권과 분파행위라는 죄목 외에 사실상 김정은 권력에 반기를 드는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거부'가 덧붙여졌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 당국자와 대북 소식통들은 이와 관련, "최근 장성택이 공공연하게 김정은의 정책에 노골적인 비판을 해왔다"고 전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최근 발표한 14개 경제특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장성택이 '나진은 썩었다'고 발언하는 등 경제특구 확대조치에 반대를 했다"며 "김정은이 기업이나 기관에 자율권을 부여, 생산성과를 늘리는 독립채산제를 확대실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개성공단 폐쇄 문제를 놓고도 김정은에게 반대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행보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는 반기를 든 것으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 박사는 또 "리룡하와 장수길 모두 당 중앙위 간부들이므로 이들의 반당 혐의에 대한 조사는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과 당 중앙위 조직지도부에 의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안보전략연구소가 이날 개최한 학술회의에서 북한 외교관 출신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은 "지금 장성택은 분명히 살아서 모처에서 반성문을 쓰겠지만, 몇 달 후 다시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김경희가 살아 있는 한 김일성의 유일한 사위인 장성택을 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