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의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연내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3일 오후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어 대기업 집단계열사 간 신규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신규 순환출자 금지법안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현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내용으로, 경제민주화를 위한 주요 법안이기도 하다.
개정안은 상호출자 우회수단인 순환출자를 활용한 지배력 확장 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자산합계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출자총액제한대상)에 대해 계열사끼리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규정을 도입하도록 했다.
다만 기업의 인수·합병·분할이나 구조조정, 증자,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등 불가피한 사유로 형성되는 순환출자는 허용하기로 하는 등 예외를 뒀다.
특히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채권단의 합의가 있을 경우에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뿐 아니라 자율협약까지도 순환출자를 허용키로 했다.
다만 이처럼 예외조항을 적용받은 경우, '유예기간'을 주고 신규 순환출자에 해당하는 지분을 최소 6개월에서 최대 3년 안에 해소하도록 했으며, 순환출자 현황을 공시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계열사 간 출자를 통해 지배주주가 아무런 비용부담 없이 지배력을 확장하거나 경영권을 승계하는 등 재벌의 소유·지배가 괴리되던 현상이 개선되고, 부실 계열사를 내부에서 지원하는 행위도 차단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무위 관계자는 "신규순환출자를 통해 개별회사의 부실이 기업 집단에 전이되는 것이나 경영권의 편법적 상속 승계 등 폐해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논의는 지난 6월 시작됐으나 기존 순환출자도 금지하자는 야당과 신규순환출자만 규제하자는 여당의 입장이 맞서면서 한때 연내 처리가 물건너가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주 협상을 통해 야당이 기존 순환출자를 규제하지 않으면 신규 순환출자 금지를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나고, 여당은 예외조항에 대한부분을 양보하면서 협상이 급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법제사법위를 거쳐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며, 개정 법은 공포일로부터 6개월 후인 내년 하반기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