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종 죄목 씌운 사형 판결문
- 극형 처하려고 과장·조작
- 당 행정부 등 검열 범위 확대
- 김정은 이권 조정 거부되자
- 유일 영도체제 위배로 숙청
- 석탄은 대중수출 절반 차지
- 張 측근 이권 확대하다 갈등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23일 북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숙청과 관련, 당 정치국회의 주석단 아래 앉아 있는 장성택을 체포하는 모습을 공개한 것은 북한의 '보여주기식 이벤트'라고 말했다.
남 원장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장성택이 당 정치국회의 주석단 아래 앉아 있었던 것은 먼저 구금해놓고 끌고 나왔다가 다시 끌고 나간 것"이라며 "이는 유일체제 안정을 위한 보여주기식 이벤트"라고 보고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장성택은 지난달 중순 구금 조치됐고, 이후 같은 달 하순 측근인 리용하와 장수길이 공개 처형됐다. 북한은 지난 8일 장성택을 출당·제명 조치하고 나흘 뒤인 12일 사형을 집행했다.
각종 죄목을 씌운 장성택 사형 판결문에 대해선 "장성택에게 극형을 부과하기 위해 혐의를 과장하고 조작해서 적용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남 원장은 "숙청 후속 조치로는 장성택과 연계된 기관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고 장성택의 해외 거주 친인척과 측근들에 대한 귀국 조치를 하는 등 장성택의 흔적 지우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 행정부 산하 54부와 무역상사 등으로 검열 범위를 확대하고 장성택 연계 비리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장성택 숙청은 기관 간 이권 갈등 및 장성택 측근의 월권 문제가 누적된 상황에서 김정은이 시정 지시를 했을 것이고, 김정은의 이권 개입 조정 지시가 거부되자 유일 영도체제 위배로 결론을 내려 숙청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특히 "장성택 숙청이 북한 내부 권력투쟁에서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외견상 김정은의 권력 장악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면종복배'로 권력 난맥상과 민심 이반이 심화하면 내부 분열이 가속화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국정원이 장성택 숙청 배경으로 언급한 석탄산업은 북한의 전체 대중(對中)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 비중을 갖는 핵심 산업이다. 북한의 대외무역을 총괄해 온 장성택은 석탄 수출에도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의 최측근인 행정부 장수길 부부장도 인민보안부 산하의 승리무역회사를 운영하며 석탄 무역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장성택의 측근들이 북한 내 다른 기관과 경쟁하면서 석탄 수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장성택 처형의 죄목으로 "나라의 귀중한 자원인 석탄을 헐값으로 팔아버리는 매국행위를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장성택 측근들이 다른 기관과 경쟁하면서 시세보다 싼 값에 중국에 팔았을 것으로 추측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