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의회 폐지론 라디오 공방

여야는 8일 기초선거 공천제 폐지 문제 등 6·4지방선거 '게임의 룰'을 놓고 전방위로 충돌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도 이날 지방선거관련법소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기초자치단체 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를 논의했으나 여야간 이견이 팽팽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달말 개선안 도출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지방선거관련법소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정당 공천제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6건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새누리당 소위 위원들은 정당공천 폐지시 위헌 우려와 실효성 확보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의 여야 공통 공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하며 맞섰다.

새누리당 김학용 의원은 "대책 없이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폐지할 경우 위헌 소지 문제를 어떻게 피해갈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헌법 제8조에 '정당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고 있는데 기초단체 정당공천을 폐지하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 기초의원 후보의 정당 표방을 금지한 선거법 관련 조항을 위헌으로 판시한 2003년 헌법재판소 결정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민주당 박기춘 사무총장은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책없이 공약을 했느냐"며 "정권을 잡고 정당공천이 유리하니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박 총장은 "새누리당은 지난해 8월께 당론으로 결정한다고 해놓고 하지 않았고, 해가 넘어가니까 구의회 폐지 등 새로운 대안으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소위는 오는 14일 2차 회의를 열어 논의를 계속키로 했다.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는 여야 사무총장간 설전이 벌어졌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기초선거 공천폐지에 대해 "각계의 학자들이 이구동성 헌법 위반이라고 말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당내 특위가 제시한 기초의회 폐지안에 힘을 실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 총장은 "새누리당이 공천폐지 대신 엉뚱하게 지방자치 쇄신안을 들고 나온 것은 '아닌 밤중의 홍두깨'로 앞뒤가 안 맞는다"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일부 중진 의원들은 교육감 임명제 등 당 특위안보다 더 나아간 대안을 제시하며 자당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6선의 이인제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교육감은 광역단체장이 광역의회 승인을 얻어 임명하는 절차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