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거돈과 단일화도 배제 못해

새누리당이 6·4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기존 '2·3·3·2룰'(대의원·책임당원 20%, 일반당원 30%, 국민선거인단 30%, 여론조사 20%)대로 치르기로 의견을 모아가면서 '권철현 변수'가 부상하고 있다.

권철현 전 주일대사는 10일 "현행 경선 룰이 유지될 경우 들러리를 서야 하는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경선 불참 및 무소속 출마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권 전 대사가 몸담아온 새누리당을 떠나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다면 여권후보가 분열되면서 다자구도가 불가피해진다.

■"완주" 확고, 경선 참여는 "고민 중"

권 전 대사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행 경선룰과 관련, "나는 이 제도의 경선을 해봤는데 당원이 투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상향식 공천도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길은 경선에 참여해 이기든지,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본선에 바로 가든지 두 가지"라며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여론조사 50% 확대를 주장해왔다. 특히 권 전 대사는 "세종재단 이사장직까지 던지고 출마했을 때는 본선에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완주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는 결단의 시점과 관련, "(공모 마감시한인) 15일까지 경선룰이 확정이 안 되면 공모에 응할 생각이지만 기존 룰대로 치르겠다는 당의 방침이 요지부동이라면 공모 참여 여부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 후 반(反) 새누리 연대?

'권철현 변수'가 부상하면서 지역 정가와 새누리당의 이목은 권 전 대사의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들 중 서병수 의원과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권 전 대사가 무소속 출마를 한다면 부산 선거판이 새판짜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한 부산 의원은 "권 전 대사가 무소속 출마를 한다면 자신도 당선이 어렵겠지만, 새누리당 후보도 상당히 어려운 선거를 해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선 흥행을 본선 승리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새누리당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진다.

무소속 출마 시 당선가능성이 떨어지는 만큼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의 '무소속 단일화'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도 있다. 오 전 장관과 권 전 대사는 다자대결을 가상한 일부 여론조사에서 수 차례 지지율 1, 2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만큼 가능성이 낮지만 새누리당에서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시나리오다.

권 전 대사는 오 전 장관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대답할 수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 때문에 부산 의원들 사이에서는 "경선 중립 선언을 하자"는 등 '권철현 붙잡기'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