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 당심 개입 여지 차단 의지
- 명분 요구 조건부 참여 시사
- "탈당 권유 많이 받아" 압박도
- 중립선언 땐 족쇄로 작용 부담
- 부산의원들 명쾌한 답 회피 속
- "수용하자" "자율결정" 논란 팽팽
6·4 부산시장 선거 후보로 출마한 권철현 전 주일대사가 새누리당 후보선출을 위한 경선 참여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새누리당 부산 국회의원들의 '중립선언'을 경선참여의 전제조건으로 내걸면서 새누리당 후보공모 마감을 하루 앞둔 14일 밤까지 경선참여 여부에 대한 최종 발표를 미룬 채 의원들과의 힘겨루기를 계속했다.
일단 권 전 대사의 측근들은 이날 "애초부터 경선룰을 모르고 시작한 것도 아니고, 여기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경선룰을 바꾸지 않는다고 불참할 명분이 없지 않느냐"면서 경선참여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경선불참 및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기에는 자금이나 조직 등 현실적인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3선 의원 출신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한 주일본 대사까지 역임한 인사로 경선불참 및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기에는 명분이 약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때문에 권 전 대사는 15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일단 경선참여를 선언하되 자신이 요구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중립선언 등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경선완주는 장담할 수 없다'는 선언으로 힘겨루기를 계속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압박은 권 전 대사의 경선전략이 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권 전 대사는 이날 본지 취재팀과의 통화 등을 통해 "부산 의원들이 중립을 선언하겠다고 하지만 이 시점까지 책임있는 인사로부터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며 "결국 내가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한 것인데, 현재로선 명분이 없다.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부산의원들이 권 전 대사의 요구대로 중립을 선언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패널티'까지 언급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않아 보인다.
유재중 부산시당위원장은 "절차대로 공모에 응하고 나면 일정에 따라 중립 선언 방식을 논의하겠다"면서도 "이미 당헌당규상에 의원들이 광역단체장 후보 캠프 참여와 지지선언을 금지하고 있는데, 더 이상의 중립 선언을 해야하는가라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부산 의원들 입장에서는 중립선언을 못할 것은 없지만 자칫하면 '족쇄'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부산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팽팽히 갈린다. 김무성, 서용교 의원 등은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 등의 차단을 위해 중립 선언을 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유기준 의원 등은 "당헌당규상 중립 의무 규정이 있는 만큼 의원들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