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7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민철 프리랜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6·4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04년 보궐선거와 2006년 지방선거에 이어 세 번째 도전이다. 앞서 두 번의 선거는 현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의 '옷'을 입고 출마했으나, 이번에는 정당에 몸을 담지 않은 '무소속' 상태다.

오 전 장관은 17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출마기자회견에서 "이른바 '통 큰 연대'를 통한 무소속 시민후보로 출마하겠다는 저의 처음 생각은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며 "야권과의 단일화 협상에서 최종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이달 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 신당 창당 합의 이후, 신당 합류 가능성을 흘리는 등 알듯말듯한 행보로 비난 여론이 제기됐던 것을 의식한 것이다.

그는 "지역정치는 중앙정치에 예속되면 안 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고, 부산은 20년 동안 새누리당 독점구도하에 '절망의 도시'로 전락했다"며 "특정 정당의 힘보다도 시민의 힘이 훨씬 막강하고 무섭다"고 무소속 고수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통합신당 후보들과 단일화 협상에서 최종 후보자로 선택될 경우에도 '새정치민주연합' 이름으로 출마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그렇다"라고 답했다.

오 전 장관은 통합 신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협력해야 하며, 다양한 협력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오 전 장관은 출마선언문을 통해서도 무소속 시장의 이점을 적극 피력했다. "거대 정당과 유력 정치인들의 비호를 받는 부산시장이 되고 싶지는 않다"면서 "360만 부산시민 모두가 시장이 되어야 하며 부산시민 여러분의 힘으로 부산시장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이번에는 오거돈과 함께 새누리당의 철옹성 같은 벽을 넘어 시민이 주인되는 시민 성공시대를 열어 나가자"는 표현도 있었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해양전문가답게 '해양경제수도 건설'을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21세기는 신해양시대이고 부산은 이러한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중심도시"라며 "해양산업을 육성해 부산의 부를 창조하는 블루오션이 바로 제가 말하는 해양수도"라고 강조했다.

오 전 장관은 또 "부산시민의 평범한 삶과 일상의 행복을 걱정하는 첫 시장, '지금 여기, 바로 지금, 다함께' 희망을 만들겠다고 말하는 첫 시장이 되겠다"면서 "부산은 시민이 대접받는 도시, 상생의 도시, 행복의 도시, 공정한 도시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