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범 울산시장 후보가 굴곡진 삶에서 얻은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방종근 기자

- 변화위해 교육이 뒷받침된
- 생태문화도시 건설도 추진
- '통진 배제' 중앙당 방침에
- 지역 1야당격인 통진당과
- 단일화 제동 아쉬움 남겨

22일 울산 남구 신정동의 한 건물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범(57) 울산시장 후보를 만났다. 지역에서 수차례 각종 선거에 출마한 그는 늘 한결같은 느낌을 준다. 서민적이며 다정다감한 이웃집 아저씨 분위기다. 이런 이미지로 과연 정치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일관되게 갖게 할 정도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 후보와 대화를 나눠보면 "정말 정치를 할 만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한다. 또 어린 나이에 사회로 내몰렸다가 대기업 노조위원장을 거쳐 구청장까지 역임한 역동적인 인생 역정과 정치적 행보를 알게되면 그를 다시 볼 수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 같은 이미지를 이 후보도 잘 아는듯 했다. 스스로를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외유내강이란 단어가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또 "종종 생각했던 것보다 실제가 많이 다르다는 소릴 자주 듣는다. 아마 살아온 삶의 굴곡이 심해서인 것 같은데, 이런 것들이 강한 정신력을 갖게 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소속된 정당은 적어도 울산지역에서는 지지도면에서 제1야당이 아니다. 전통적으로 여당이 강세를 보이는 곳인 데다 제2야당인 통합진보당이 야권의 맹주노릇을 하고 있어서다. 바꿔 말하면 이 후보는 하나도 유리할 것이 없는 척박한 토양에 출마의 씨앗을 뿌렸다는 뜻이 된다.

이에 대해 그는 "어려운 선거라는 것을 알고 출발했고, 단단히 각오하고 있다"고 못을 박았다. 이어 "(자신이 되는 것을 전제로)야권후보 단일화가 되면 해볼 만한 싸움이다. 그래서 단일화의 가치는 절대적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래선지 이 후보는 울산지역 제1야당 격인 통진당과의 단일화를 부정한 중앙당에 대해 일말의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중앙당이 통진당의 종북논란 때문에 반대를 하고 있지만 지역 실정을 감안하지 않은 획일적 방침이라는 것이다. 그는 "새누리당 후보를 물리치기 위해선 울산에서는 통진당과의 전략적 연대가 필수이며 민심도 동조하고 있는데…"라며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이 일(통진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번복한 것)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신념을 꺾은 것이라는 자괴감도 드러냈다. 앞서 울산지역에서는 새정연과 통진당, 정의당의 시장 후보들이 단일화에 잠정 합의했으나 새정연 중앙당의 방침이 나온 이후 제동이 걸렸다. 또 통진당 이영순 후보는 이후 중도 사퇴를 했다.

상대 후보들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는 "새누리당 김 후보는 엘리트 이미지가 강하다. 이는 양면성이 있다. '똑똑하고 화려한 느낌을 주지만 서민정서를 대변할 수 있을까'라는 느낌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단일화를 추진 중인 정의당 조승수 후보에 대해서는 "개인 경쟁력은 있지만 조직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울산시장 후보의 신분에서 볼 때 가장 이상적인 지자체장으로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꼽았다. 소탈하고 아이디어가 넘쳐서다. 이 후보는 특히 울산은 외지 유입인구가 많기 때문에 시장에게는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나아가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서 지방자치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라야 된다고 추가 조건을 달았다. 이 후보는 "시장이 되면 울산을 산업수도에서 한국의 대표적 문화도시로 탈바꿈시켜 나가겠다. 이를 위해 교육이 뒷받침된 생태문화도시 건설도 추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현대차 노조위원장 출신, 시의원·북구청장 거쳐

■ 이 후보가 걸어온 길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범 울산시장 후보는 1957년 충북 보은에서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가난한 농부였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갑작스럽게 어머니와 아버지가 차례로 별세하면서 인생의 첫 전환기를 맞게 된다. 양친의 죽음은 가뜩이나 어려웠던 가정형편을 더욱 악화시켰다. 그리고 15세의 어린 이 후보가 학업을 포기하고 직업전선으로 가도록 내몰았다. 그래서인지 그는 지금까지 가장 슬펐던 일로 어머니의 죽음을 꼽고 있다.

이 후보는 사회에서 배운 자동차 정비기술을 바탕으로 현대자동차 생산직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드라마와도 같은 그의 삶이 펼쳐졌다. 1989년 현대차 노조 2대 위원장 당선을 시작으로 민선시대에는 울산시의원, 울산북구청장 선거에 차례로 도전해 모두 성공했다.

그러나 2006년 북구청장 재직 때 파업에 가담한 공무원노조원들을 징계하라는 정부 방침을 어겼다는 이유로 직무가 정지됐다. 2010년에는 북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섰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민노당에서 민주당(현 새정연)으로 당적을 바꿨고, 다시 새로운 변신과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