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와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초반부터 상대의 약점을 집중 공격하는 등 강도 높은 상호비방전을 벌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양측 지지율이 초박빙세를 보이는 등 살얼음 승부가 예상되자 예상보다 일찍 공격 카드를 빼든 것이다. 이에 따라 공식 선거 운동 돌입 전 두 후보 측의 "네거티브를 자제하고 정책선거를 하자"던 약속이 무색하게 됐다.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23일 먼저 공격의 포문을 연 쪽은 새누리당 서병수 측. 부산시당은 공개질의를 통해 "해양연맹 총재인 오 후보는 지난 1월 23일 해운조합 대표와 선주협회, 해운사 대표 등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며 "이들이 어떤 공로를 했기에 감사패를 줬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시당은 또 "우리가 확인하려는 건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 당사자들로 지목받고 있는 '해피아와 오 후보와의 관계'"라고 덧붙였다. 부산시당은 전날에도 논평을 내 "오 후보가 그토록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해양 이력'이 세월호 참사를 막는 데 무슨 도움이 됐느냐"며 "오 후보는 해피아 국정조사와 관련해 세월호 유족과 부산시민에게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 후보는 즉각 반박 논평을 통해 "중상모략과 네거티브, 흑색선전, 음해공작, 마타도어를 당장 그만두라"며 "서 후보와 새누리당은 누군가의 아픔까지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오 후보는 또 새누리당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며 '오 후보가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고 공격한 것에 대해 "서 후보는 독해력이 부족한 것인가, 아니면 선거전략인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또 새정치민주연합 노웅래 사무총장이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와의 공동정부 구성'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오 후보가 새정연과의 단일화 대가로 '자리 나눠주기' 약속을 했다"며 "부산시민에게 사과하고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양측의 상호 비방전을 촉발한 단초는 서 후보 보좌관의 원전 비리 연루 의혹. 오 후보는 지난 20, 21일 TV토론에서 이 문제를 집중 제기했었다. 서 후보가 보좌관의 비리 연루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이 문제에 대해 서 후보가 '오 후보의 해수부 장관 재임시 강무현 전 차관 비리 문제'로 되받자, 오 후보 측은 23일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국회의원 보좌관은 상관의 이름과 권력을 통해 뇌물을 받지만, 차관은 장관의 이름을 팔아서 뇌물을 받지 않는다"고 재차 공격했다. 오 후보 측은 또 "10년 이상 본인의 지역구를 관리해온 보좌관이 원전 비리로 최소 8개월 이상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았는데 언론 보도가 나올 때까지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 만약 거짓말이라면 서 후보는 지금이라도 시장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비난 강도를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