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병수, 무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선거 후보의 '네거티브 선거전'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본인들은 상대에 대한 '검증'이라고 하지만 사실 확인이 어려운 무차별적 '폭로'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전이 초박빙 상황으로 흐르면서 '불안감'과 '한탕주의'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정작 '포스트 허남식' 즉, '부산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백화점식 의혹 제기

서 후보는 오 후보를 상대로 ▷박사학위 논문 표절 및 대필 의혹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데 따른 '해피아' 책임론 등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오 후보는 ▷원전 비리 측근 연루 ▷동해남부선 관련 부동산 투기의혹 등으로 서 후보를 정조준했다.

서, 오 후보 측은 27일에도 '땅투기 의혹'(서 후보→오 후보), '친일파 재산 환수법 반대 해명 요구'(오 후보→서 후보)등을 서로 추가하며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두 후보 캠프가 '마지막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도 확산하고 있다.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22일부터 이날까지 6일간 쉴 새 없이 두 후보의 네거티브 선거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표심'에 대한 영향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6일과 이날까지 이틀간 공개된 여론조사를 보면 두 후보의 지지율은 접전 양상을 그대로 유지했다. YTN 조사(700명·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7%포인트)에서는 오 후보가 35.8%의 지지율로 31.9%를 얻은 서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매일경제 조사(600명·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포인트)에서도 오 후보(40.1%)가 서 후보(32.7%)를 따돌렸다. 하지만 JTBC 조사(1108명·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포인트)에서는 서 후보(35.1%)가 오 후보(31.2%)보다 우위에 있었다. 서 후보는 서울신문 조사(519명·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3%포인트)에서도 35.1%의 지지율로 오 후보(34.1%)를 근소한 차로 앞섰다. 

■정책 공방 전환 요구 비등 

두 후보가 표심 영향이 크지 않은데도 '네거티브의 함정'에 빠져있는 것은 불안감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선거일 전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운 만큼 '한 건만 걸리면 된다'는 '도박심리'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실체적 진실과 부합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의혹을 제기한 쪽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두 후보가 '정책 공방'으로의 전환을 공동 선언해 '포스트 허남식'을 제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두 후보가 주장하고 있는 부산 발전 방향이 '정부와의 협력을 통한 발전'(서 후보), '기존 방식의 변화'(오 후보)로 극명히 갈리는 만큼 이를 입증할 수 있는 현안을 둘러싼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본지 매니페스토 평가단장인 신라대 강경태 교수는 "이번 선거는 부산 발전 접근방식에 있어 극명한 방법론적 차이를 보이는 두 후보가 대결하고 있는 모습이다"며 "신공항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이 같은 현안을 놓고 치열하게 대결해 시민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