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실 앞에서 같은 당 최원식(왼쪽) 의원이 신 의원 구인집행을 위해 나온 검찰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 검찰 강제구인 시도 나서자
- 신학용 뺀 4명은 자리 비워
- 보일러실까지 뒤지며 추적
- 의원회관서 '술래잡기' 소동
- 새정연 3명 출석 통보 이어
- 지도부 압박에 뒤늦게 출석
- 박상은·조현룡 與의원 수감
'버티고 잠적하고 숨고'. 8월 임시국회 회기 시작 하루 전인 21일 오전 검찰이 강제 구인에 나서자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새누리당 조현룡·박상은,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신계륜·신학용 의원이 보여준 모습이다. 검찰이 강제구인에 나선 것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새정연 신계륜·김재윤 의원과 새누리당 박상은·조현룡 의원 등 4명의 의원들이 이날로 예정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기 때문이다.
검찰의 강제 구인 시도는 TV화면을 통해 국민들에게 생중계됐고, 대한민국 국회의 품위도 땅에 떨어졌다. 버티기로 일관하던 이들은 비판 여론에 등 떼밀려 오후 늦게야 법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고, 22일 임시국회 소집으로 불체포 특권의 효력이 발생하는 시간을 불과 50분가량 앞두고 새누리 조·박 의원, 새정연 김 의원 등 3명은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새정연 신계륜·신학용 의원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뚫린 방탄
검찰의 강제 구인에 저항하거나 도피했던 의원들은 이날 오후 백기투항하고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새정연 김재윤·신학용 의원은 오후 2시와 4시에 자진 출두했고,신계륜 의원도 오후 6시 법원으로 들어갔다. 새누리당 조현룡·박상은 의원도 이날 오후 늦게 실질심사를 받았다.
하지만 검찰의 강제 구인 시도부터 이들의 자진 출석에 이은 구속까지 국회엔 온종일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검찰과 해당 의원들 간 긴박한 움직임도 이어졌다.
서울중앙지검과 인천지검 검사와 수사관들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강제구인 대상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나와 동향을 살폈다. 국회 의원회관은 구인 영장을 들고 의원들을 찾아내려는 검찰 측과 의원들 간 '술래잡기'로 큰 소동을 빚었다.
오전 10시10분 의원회관 7층의 신계륜 의원실을 찾은 검사·수사관들은 신 의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사무실 내 보일러실까지 샅샅이 뒤졌다. 의원회관 9층의 김재윤 의원실에도 수사관들이 방문했지만 역시 김 의원은 없었다. 이들은 의원회관 1층에 있는 CC(폐쇄회로)TV까지 확인했다고 한다. 박상은 의원에 대한 구인영장 집행도 박 의원의 부재로 불발됐다.
다른 의원들에 대한 강제구인 시도 사실이 알려지자 의원실에 있던 신학용 의원 사무실 앞에는 국회 관계자들과 취재진이 더욱 몰려 긴장감이 고조됐다.
신 의원이 오전 11시께 의원실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기신청이 거부되면 영장실질심사에 응하겠다"고 밝힌 지 10여 분 만에 검찰이 구인영장을 제시하며 들이닥치자 국회 관계자와 취재진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낮 12시30분께 신 의원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나온 검사는 "구인장을 집행하려 했는데 의원이 확실히 출석을 약속하고 있으니 믿고 가겠다"고 밝힌 뒤 수사관들과 함께 현장에서 철수했다.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 사무실은 조 의원이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문이 굳게 닫힌 채 창문마저 블라인드로 완전히 차단됐다. 조 의원은 한때 본인 명의와 차명 휴대전화의 전원도 모두 꺼놓고 잠적했다. 박상은 의원도 이날 행적을 감추기도 했다.
검찰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 이들 의원들은 발버둥쳤지만 새누리 조·박 의원과 새정연 김 의원 등 3명은 구속 수감됐다.
■방탄 책임 신경전
여야는 이 와중에도 자당 소속 의원들이 몇 시간 더 일찍 자진 출석했느냐를 놓고 '방탄 국회' 신경전을 벌였다.
새정연은 그동안 자신들을 향해 '방탄 국회' 공세를 퍼붓던 새누리당에 역공을 시도했다. 새정연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새누리당은 방탄 국회를 야당이 열었다고 총공세, 그러나 속속 새정치 의원들은 법원에 출두하고 있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자취를 감췄다?"라고 꼬집었다.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자 새누리당 지도부는 조현룡·박상은 의원과 연락을 취해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강하게 압박, 방탄 국회 공세를 받을 위기를 겨우 모면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두 의원의 보좌관에게 연락해 '정해진 시간의 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으면 이른 시일 내 본회의에서 당론으로 체포동의안을 가결할 수밖에 없어진다. 본인이 더 불리한 상황이 될 것이므로 출석하라'는 최후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 비리 국회의원 범죄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
새누리당 박상은 |
해운비리 연루 및 불법 정치자금 수억 원 수수 |
새누리당 조현룡 |
철도부품 납품업체로부터 1억6000만 원 수수 |
새정연 신계륜 |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 이사장으로부터 5000만 원 수수 |
새정연 김재윤 |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 이사장으로부터 5000만 원 수수 |
새정연 신학용 |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 이사장으로부터 1500만 원 수수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