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원, 책임 묻기는커녕
- 퇴직임원 재취업 창구 활용
- 위조비리 특별점검 기관엔
- 코센 모기업 선정 '비상식'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전 부품의 품질검증을 맡고 있는 'TUV-SUD코센'(코센)의 전방위적 결탁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코센이 품질 검사를 했던 원전 부품이 위조로 드러났지만 한수원 측은 코센에 어떤 책임도 묻지 않았다. 더구나 위조 부품의 재검증도 코센에 맡겼다. 또 한수원 퇴직자들이 코센에 재취업하는 등 한수원과 코센의 '이상한 관계'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한수원·코센 '비상식적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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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철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의 원안위,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다 피곤한 듯 눈을 비비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장병완(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8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원전 위조부품의 부실 검증에 대한 책임이 있는 핵심업체가 아무런 책임 추궁없이 위조부품 재검증 용역을 다시 맡는 등 원전비리 조사 점검은 공정성을 상실한 채 진행된 총체적 부실"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코센은 지난 10년간 한수원으로부터 400억 원 이상 되는 원전 품질검사 용역을 독점 수주해 왔다. 코센은 지난 2012년 원전 가동 중단 및 원전비리의 시발점이 된 JS전선과 새한TEP의 원전부품 품질서류도 검증했다.
한수원은 위조부품 논란을 촉발시킨 JS전선과 새한TEP 등에 원전 정지에 따른 1조 원 이상의 피해 책임을 물어 130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위조부품 품질검증을 한 코센에는 어떤 책임 추궁이나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수원 조석 사장은 "코센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계약서상의 문제로 사법적으로 처리하기는 좀 어려웠다"고 답변했다.
더구나 한수원은 2012년 11월 실시한 '영광 5·6호기 교체품 품질검사 용역'의 경우 당시 문제가 된 위조부품의 교체품에 대해서도 코센 측이 재검증을 맡도록 했다. 장 의원은 "부실공사로 건물이 무너졌는데 부실 책임 감리업체에 또다시 재건축 감리를 맡긴 꼴"이라면서 "비상식의 극치"라고 밝혔다.
이은철 원안위원장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조금 더 조사를 해서 (차후에) 답변을 하겠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또 코센은 한수원 고위퇴직자들의 재취업 창구로도 활용됐다. 지난해 3월 31일 나란히 퇴직한 울진본부 품질보증2팀장과 고리본부 신고리2건설소 건설기술팀장이 3개월 뒤 코센에 부장으로 재취업했다. 지난 2012년 9월 퇴직한 고리원전소장도 코센에 고위 임원인 전무로 취업했다.
■비리 후속 대책도 코센 개입
장 의원은 "원전 위조 부품 비리와 관련한 재조사와 후속 대책에도 코센이 연관됐다"며 원전비리 점검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장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원안위는 지난해 5월 원전비리 사건 후속 대책의 일환으로 진행된 '국제기관 특별 점검'의 수행기관에 코센의 모회사인 독일의 TUV-SUD를 선정했다. TUV-SUD는 지난 2011년 코센 지분을 100% 인수한 회사다.
장 의원은 "당시 원안위와 정부 보도자료를 보면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해외기관인 TUV-SUD를 선정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TUV-SUD를 위조부품 부실검증의 책임이 있는 코센의 모회사인데 어떻게 이런 회사가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원안위와 관계부처가 원전 비리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발족한 '원전 구매제도 개선위원회'에도 TUV-SUD의 임원이 임명됐다. 사실상 불량부품 구매에 대한 원인 제공자가 다시 구매제도 개선을 맡게 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