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한국해운보증에 대한 재정투입을 확약한 바 없다." 내년도 예산안에 한국해운보증 정부 부담 몫이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한 부산시 항의에 기획재정부 측이 밝힌 입장이다. 정부의 '쥐꼬리 출자'로 다음 달 설립과 함께 유명무실해질 상황에 놓이게 된 한국해운보증(본지 지난달 25일 자 1·3면 등 보도)에 대해 기재부가 "재정 투입 약속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선박금융공사 부산 설립 공약 파기 대안으로 정부가 약속한 한국해운보증마저 좌초 위기에 놓였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정훈(새누리당·부산 남갑) 의원이 금융위·부산시 등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기재부는 한국해운보증에 대한 정부 출자에 대해 시측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정부 재정 투입 약속을 부인했다. 또 "재정 투입을 위해 금융위원회·해양수산부 등 유관 부처와의 협의를 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기재부 측은 금융위가 지난 2월 20일 청와대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보증기구 설립 계획에 대해서도 "관계부처와 협의 없는 일방적인 발표였다"고 말했다.
기재부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2월 19일 내놓은 '한국해운보증 설립안'이 사실상 6·4선거 위기 돌파를 위한 '꼼수'였음을 인정한 것으로 결국 '정부의 대부산시민 사기극'이 아니었느냐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부 재정 2700억 원 투입 등 모두 55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한국해운보증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은 당시 새누리당 부산 의원들과 현오석 기재부 장관,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협의를 거쳐 확정됐다. 기재부는 전임 장관이 약속한 상황을 최경환 장관으로 수장이 바뀌자 입장을 번복해버린 것이다. 기재부가 내년도 예산안 확정 막판에 선심쓰듯 300억 원을 배정한 것도 이 같은 입장의 연장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주무 부처인 금융위도 기재부에 첫 해 재정 투입 1000억 원만 요구하고, 해운보증 설립을 위한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이 장차관급 유관 부처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부산금융도시시민연대 박인호 대표는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대정부 투쟁을 벌이겠다"며 "해운보증기구 설립안을 주도한 서병수 부산시장이 청와대와 최경환 장관을 만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대응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