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 사퇴 철회 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용우 기자 |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4일 사퇴 결정을 번복하고 당무에 복귀했다. 지난달 23일 사퇴를 표명한 뒤 12일 만이다. 그의 12일간의 행보는 명분도 잃고 실리도 챙기지 못한 '돌발 행동'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그는 이 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 대체적인 반응은 "이해할 수 없다"였다. 발언 시점에 따라 '명분'과 '타깃'이 바뀌는 상황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사퇴 강행 시 그의 발언만 놓고 보면 명분은 경제살리기, 공격 대상은 김무성 대표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타깃이 경제인지 개헌인지, 김 대표에 대한 불만인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문제 제기인지 혼동의 연속이었다. 사퇴 결심도 '사퇴 고수'에서 '고심', '철회'로 춤을 췄다. 그는 이날 복귀 기자회견을 통해 "여야가 뜻을 모아 경제살리기에 올인한 뒤,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개헌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라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경제와 개헌을 위한 진정성의 표현이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것이 사퇴 배경이었다면 그가 돌아올 이유도 없어 보인다. 14일 전이나 지금이나 정치 상황은 달라진 게 없다.
김 최고위원은 부산·경남(PK)의 차기 혹은 차차기 '잠룡'으로 평가받았다. 이는 재선 경남도지사·국회의원 등의 '포장'과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갈증이 높은 PK의 욕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 컸다는 분석이 많았다. 전임 정부 시절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다가 낙마했지만 '체급' 차원에서 보면 손해 보는 장사도 아니었다. 그는 인터뷰하면 "김태호 스타일" "김태호식 정치" 등 '3인칭 화자' 시점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아주 드문 정치인이다.
그런데 그가 국회의원 배지를 단 뒤 PK 지역민들에게 각인시킨 '김태호 정치'는 아직도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명함'을 내민 것이 자산이라면 자산이다. 오히려 '홍어X 발언' '소방공무원 장례식장 기념 촬영' 등 가벼운 언행에 따른 구설수로 언론의 관심 대상이 됐다. 그리고 그 정점은 이번의 사퇴와 번복 쇼였다.
다시 돌아온 김태호에게는 그를 둘러싼 '포장'과 '거품'도 대부분 걷혔다. 마냥 PK 차기 주자란 수식어에 기대하기도 어렵게 됐다. 맨몸으로 돌아온 김 최고위원이 일어서느냐, 주저앉느냐는 오롯이 자신에게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