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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주도권 싸움 새누리 완승…일등공신은 국회선진화법

극적 합의 배경과 향후 전망

  •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   입력 : 2014-11-28 22:20:47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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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완구(왼쪽 네 번째)·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두 번째)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원내지도부가 28일 오후 국회에서 누리과정 등 예산안 쟁점 사항에 대해 합의문을 발표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용우 기자
- 시한까지 심사 못 마칠 땐
- 정부안으로 본회의 자동 부의
- 못 버틴 野, 결국 협상장으로

- 담뱃세 인상폭 커 반발 많고
- 사자방 국조 등 핵심쟁점 남아
- 정기국회 이후가 더 걱정

12년 만에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시한(다음 달 2일) 내 '합의 처리'가 가능하게 된 것은 '국회선진화법' 적용에 따른 야당의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담뱃세 인상 합의와 관련해 야당 내 반발이 만만치 않고, '사자방(4대강사업·자원외교·방산비리)' 국정조사·공무원연금 개혁·정치개혁 특위 등 핵심 쟁점은 정기 국회 이후로 미뤄놓아 예산안 처리 이후부터가 '본경쟁'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회 선진화법에 희비 엇갈린 여야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도 예산안 심사 기한 나흘을 남겨둔 지난 26일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지만, 여당 내에서는 긴장감을 찾기 힘들었다. 오히려 새누리당은 '예산안 12월 2일 처리' 입장을 거듭 강조했고, 정의화 국회의장도 담뱃세 인상 관련 법을 포함한 14건의 예산부수법안을 지정하면서 야당을 압박했다.

특히 새누리당이 지난 27일 단독으로 연 예결위 예산 소위에 새정연이 전격적으로 참여하면서 국회 정상화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새누리당이 내년도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데는 국회선진화법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국회선진화법은 쟁점 법안 처리 시 원내 의석 3분의 2 동의를 요구해 법안 단독 처리를 차단하고 있지만, 동시에 '예산안 자동부의' 조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30일까지 여야가 예산안 심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다음 달 1일 본회의에 정부안으로 자동 부의되는 것으로 올해 처음 발동된다.

새해 예산안이 해마다 여야 힘겨루기로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을 넘기는 폐단을 없애기 위한 '안전 장치'인데, 이것이 야당을 '속수무책'으로 만들었다. 야당으로서는 누리과정(만 3~5세 공통교육 과정) 예산 문제와 담뱃세 인상 등을 명분으로 '국회 보이콧'이라는 '배수진'을 쳤지만, 새누리당은 '법대로'를 고수했다.

여당이 강경 대응하면서 야당으로서도 마땅한 대응 수단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결국 여야는 국회 파행 사흘 만인 이날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날 합의문에는 누리과정 지원 규모 확대와 대기업의 세금 혜택 축소 등 야당의 주장이 일부 포함됐지만 새누리당의 '완승'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당으로서는 일년 내내 타박을 해가며 법 개정과 헌법소원 청구까지 추진했던 선진화법 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새정연 우윤근 원내대표는 협상 타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국회 파행만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예산안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야당으로서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주장이 많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백재현 정책위의장도 "국회선진화법 개정 후 첫 국회를 겪어보니 예산과 관련해 정부여당이 '갑'이고 우리는 '을'이더라"며 "예산 문제에 있어 우리가 밀고 가는 데 한계가 있다는 걸 절감했다"고 말했다.

■예산 처리 이후부터 본경기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에 합의했지만, 이후부터가 '산 넘어 산'이다. 사자방 국정조사·공무원연금 개혁·정치개혁 특위 등 강력한 휘발성을 갖고 있는 사안들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예산안 시한 내 처리에 대해 야당이 마지못해 합의하면서 내부에서는 당 지도부가 여당에 끌려간 데 대한 불만도 표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새정연은 정기국회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할 쟁점 현안에 대해서는 대여 투쟁의 강도를 더욱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예산안 국면에서 여당에 밀렸다는 평가를 만회해야 하는 데다 당권 경쟁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선명성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여야 예산 관련 합의 주요내용  

쟁점

내용

누리과정 예산 

- 2015년도 누리과정 이관에 따른 지방교육청의 재정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순증액 전액 상당의 대체사업 확보

법인세

- 비과세·감면 항목 중 대기업의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의 기본공제 폐지
- 대기업의 R&D 세액공제의 당기분  공제율 인하

담뱃세

- 담뱃값 2000원 인상
- 정부가 국세인 담배  개별소비세액의 20%를 지방에 교부하는 '소방안전교부세'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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