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부산시 조직개편안 시민대토론회가 5일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5일 부산시의회가 개최한 '민선 6기 부산시 조직개편안 시민대토론회'에서는 시 조직개편안의 문제점이 조목조목 지적됐다. 특히 시의 소통 노력 부재가 크게 부각됐다. 이 때문에 대폭적인 원안 수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의회 본회의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미래 비전 안 보이는 개편안

이날 토론회에서 박영강 동의대 교수(행정분야), 손판도 동아대 교수(경제분야), 최열 부산대 교수(도시계획분야), 강해상 동서대 교수(문화관광분야), 손광훈 경성대 교수(복지분야), 김해몽 센터장(부산시민센터) 등 6명의 시민 전문가들이 지정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들 대부분은 시민중심 현장우선 책임시정 성과창출이라는 4대 원칙 하에 이뤄졌다는 시의 조직개편안이 사전 시민 의견 수렴 절차가 부족해 18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한 효과가 미미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새 개편안에서 감사관 기능 축소를 우려했다. 박 교수는 "공직사회 청렴도 향상이 중요한 시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지만 감사실 기능 축소로 관련 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손판도 교수는 조직개편의 목적이 불분명하고 부산의 미래 비전 및 로드맵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손 교수는 시의 미래 산업구조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이 부족한 조직개편이며 청소년 복지관련 기능과 인구 감소 관련 대응책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또 최 교수는 부산의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다며 경제부시장 역할을 대폭 강화했지만 부산의 물리적 공간적 계획 전체를 다룰 기술 관련 부시장의 신설 등이 빠진 것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도시재생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조직이 미비한 것도 눈에 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인사 예산 조직 부서가 함께 편재된 기획관리실에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되면서 전체적인 조직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손광훈 교수는 복지 관련 조직이 건강체육국과 사회복지국으로 이원화된 것은 일면 좋은 측면도 있지만 기존 복지건강국이 5개 과에서 3개 과로 축소되면서 역할과 기능이 오히려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민단체를 대표한 김 센터장은 "부산시가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막대한 예산을 써 가면서 조직개편안을 도출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창조도시본부의 창조도시국 변화에 있어 주민공동체 관련 과가 빠져 있는 부분도 문제"라고 말했다.

■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 개편안 반대

시의원들의 비판도 만만찮았다. 권오성(동래구2) 행정문화위원장은 "신설 예정인 시민소통관의 경우 1개 국으로 독립시켜야 할 만한 이유가 부족하다. 또 시민 의견 수렴이 부족했고 시의회와 사전 의견 조율 과정도 상당히 부실했다"고 말했다.

해양도시소방위 소속 김영욱(부산진구4) 의원은 "지난달 13일 부산시장이 조직개편안 발표 기자회견을 한 후 보름 만인 28일 시의회에 제출될 때까지 조직 명칭이 변경된 부서가 부지기수일 만큼 부실하다"며 "현재 심의 중인 새해 예산안과 제출된 조직개편안이 일치하지 않는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보건환경위 소속 이진수(동래구3) 의원은 "시가 상수도사업본부를 물관리본부로 개편하면서 기존 상수도 업무와 환경국 소관의 하수도 관련 업무를 통합시킨 것은 이해하기 힘든 발상"이라며 "상수도 업무는 깨끗한 물 관리지만, 하수도 업무는 2030년까지 3조 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분류식 하수관로를 확충하는 등과 같은 일을 해야 한다"며 재고를 요구했다.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경위 소속의 전진영(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 의원은 "경제부시장과 기획관리실의 지나친 권한집중이 예상되는데, 기타 부서의 옥상옥이 될 우려가 크다"며 "기획재경위 통과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변성완 부산시 정책기획실장은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여러 의견을 깊이 검토해 본안 통과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 부산시 조직개편안에 대한 전문가 지적 사항 박영강 교수 감사관 기능 축소 우려(공직사회 청렴도 향상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지만 감사실 기능 축소로 관련 활동 위축 우려) 손판도 교수 조직개편의 목적 불분명하고 부산의 미래 비전 및 로드맵 찾을 수 없음. 사회복지국의 아동 및 청소년 복지관련 기능 없고, 인구 감소 관련 대응책 전혀 없음 최열 교수 경제부시장 역할은 강화됐지만 부산의 물리적 공간적 계획 전체 다룰 기술 관련 부시장 없어 효과 의문. 도시재생 컨트롤타워 역할 미비 우려 강해상 교수 감사관실 기능 축소 우려. 기획관리실 내 인사 예산 조직 부서 함께 편재되면서 권한 집중으로 인한 조직 간 불균형 우려 손광호 교수 복지 관련 조직이 건강체육국과 사회복지국으로 2원화 되면서 기존 복지건강국의 역할 축소 우려 김해몽 센터장 충분한 의견 수렴 부족. 창조도시본부의 창조도시국 변화에 있어 주민(마을)공동체 관련 부서 빠져 있어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