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안 이유 식사도 도시락 해결

"자, 의원님들. 휴대전화를 이 통에 담아주세요. 계수조정 끝날 때까지 이 방에서 절대 못나갑니다. 식사도 도시락입니다. 무슨 의미인지 아시죠!"

부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박인대)가 내년도 부산시 예산안 심사 막바지 과정에서 사상 처음으로 의원들의 '휴대전화 압수' 조치를 취해 관심을 끈다. 관련 부서 공무원, 지역 관련자 등의 청탁성 통화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특단의 '보안' 조치였다.

그 무대는 지난 11일 시의회에서 열린 2015년 예산안 계수조정 회의 때였다. 이 회의는 본회의(15일 예정)에 상정할 최종 예산안을 확정 짓는 과정이다. 해마다 시 공무원 등의 '로비(?)'가 가장 치열해지는 순간이다.

이번 조치를 주도한 것은 박인대(기장군1) 위원장이다. 박 위원장은 "회의가 열린 날 새벽에 청탁성 전화를 받고 잠이 깼다. 곧바로 전화기를 꺼버렸다. 오전 10시 개회를 30분 쯤 앞두고 속속 도착하는 의원들의 휴대전화를 별도의 통에 담았다"고 말했다. 점심도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회의장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했다. 실제로 13명의 예결특위 위원 중 9명의 계수조정위원 전원이 휴대전화를 반납했다.

강무길(해운대구4) 의원은 "7대 의회 출범 직후인 지난 7월 추경예산안 계수조정 때 혼란이 극심했던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에 불만을 표시한 의원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의원은 외부와 통화를 하기도 하고, 계수조정 위원이 아닌 의원이 회의장에 들어가는 등 혼란스러운 장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