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도 "혼선 너무 잦다" 비판

청와대가 29일 정부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안에 대해 "백지화된 것은 아니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해서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문형표 복건복지부 장관이 전날 "올해 중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안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며 건보료 개편 논의를 사실상 백지화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건보료 부과체계 연기에 청와대의 압력이 행사됐다'는 취지의 보도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를 확보하기 위해 좀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적으로 복지부장관이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부인했다. 최근 연말정산 대란이 터진 가운데 고소득 직장인과 피부양자에게 보험료를 추가로 물리는 내용의 건보료 개편안을 내놓을 경우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복지부는 사실상 백지화 방침을 밝혔다. 이 역시 또다시 고소득층 봐주기라는 비판이 나오자 청와대는 백지화한 게 아니라고 부인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과유불급"이라고 우려를 표시하는 등 새누리당 내에서도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정책혼선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오전 회의에서 "조령모개식 정책 추진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도 없고, 성공할 수도 없다"면서 최근 신중해야 할 정부의 정책 추진이 하루아침에 뒤바뀌는 일들이 자꾸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고소득층이 건보료를 더 부담하는 부과체계 개편안을 약속대로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원내정책조정회의에서 "국정과제를 포기한 이유를 솔직하게 설명한 뒤 이해를 구하는 게 국민에 대한 대통령의 도리"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 지켜지지 않는 게 한 두번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국민의 실망이 정말 클 것 같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국회 보건복지위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박근혜 정부가 서민들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여주고 고소득자의 보험료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추진했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정치적인 부담을 이유로 스스로 포기했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국민행복이 서민행복이 아닌 부자행복이었음을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