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가 17일 국회 예결위원회에서 새정치연합 박범계 의원의 국정원 스마트폰 해킹 의혹과 관련한 질의를 듣고 있다. 이용우 기자

- 김무성 "국가 안위 위해선 필요"
- 국정원 "사용기록 공개할 것"

국가정보원의 해킹 및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17일 공식 조사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본격 활동에 착수하자 새누리당은 "안보장사를 멈추라"면서 역공에 나섰다. 논란의 당사자인 국가정보원도 해킹프로그램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나섰다.

새정치연합 진상조사위원회는 이날 '국민정보지키기 위원회'라는 이름으로 공식 출범했다. 보안전문가인 안철수 위원장을 필두로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차장, 권석철 큐브피아 대표 등 외부 해킹·보안 전문가 5명이 참여했다.

위원회는 당장 이탈리아 해킹 전문업체인 '해킹팀'에서 유출된 400GB 분량의 자료에 대해 자체 분석작업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서울 중앙당사에 '국민 휴대폰 해킹 검진센터'를 설치, 누구나 와서 본인의 휴대전화에 스파이웨어가 심어졌는지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당 일각에서는 국회차원의 특위는 물론, 관련 상임위의 청문회나 특검 요구까지 터져나왔다.

새정치연합이 이처럼 '전면전' 태세에 돌입하자 그동안 대응을 자제해왔던 새누리당도 "국가 안보 사항을 정쟁에 악용말라"며 적극적인 반격에 나섰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과연 그게 정쟁거리가 될 일인지 아닌지 하는 것을 언론이 판단해 달라"면서 "국가 안위를 위해 해킹할 필요가 있으면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여당은 아예 새정치연합의 진상조사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을 국회 정보위원으로 보내 진상규명에 동참하라며 '배짱'까지 보였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야당이 헛다리를 짚어도 제대로 짚었다"며 "안 의원께서 위원장을 맡았는데, 정보위에 들어와 현장을 직접 보시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보위 여야 간사는 이날 회동을 갖고 이달 말 국정원을 방문해 현장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또 오는 20일 여야 수석부대표와 정보위 간사까지 '2+2 회동'을 갖고 상세 일정과 범위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이날 야당이 제기하는 '민간인 스마트폰 불법 해킹' 의혹과 관련,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통해 "(해킹프로그램의) 사용기록을 보면 국정원이 민간사찰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명백해 진다"고 밝혀 정면 대응 방침임을 시사했다.

국정원은 특히 "사용기록을 (국회) 정보위원님께 보여드릴 예정이다. 이는 기밀이지만 지금의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비상조치로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