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늑장 선거구 획정과 여당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 통합 논의에서 비롯된 야권 혼란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선거판이 어지럽다. 이 때문에 지역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후보의 정책과 인물을 검증할 기회가 실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 울산 경남 선거구별 여야 후보의 공약과 비전을 소개해 유권자들의 선택을 도울 수 있도록 기획 시리즈를 싣는다.


# 새누리당 서용교 재선 도전

- 우암·감만·용당동 재도약 견인
- 주거환경 개선·전통시장 활성화

#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마지막"

- 광안대교 접속도로 신설
- 국립어린이도서관 등 유치

부산 남을에선 19대 총선 때 맞붙었던 새누리당 서용교(48)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재호(57) 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리턴 매치를 벌인다. 당시 박 전 이사장은 41.46%를 득표해 서 의원(49.38%)에게 7.92%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부산 야권 최고 기대주 중 한 명인 박 전 이사장은 야당 불모지에서 그동안 '끈끈한 친화력'을 바탕으로 지역 밀착형 정치를 해온 만큼 이번 총선에서 대반전을 노린다.

반면 여당 내 전략가로 통하는 서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가장 먼저 단수 추천을 통해 공천을 받을 만큼 탄탄한 입지를 자랑한다. 남을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5대 총선 이후 내리 4선을 했던 곳이다. 19대 총선 땐 김 대표가 선거를 한 달가량 남겨 놓고 불출마를 결심하면서 중앙당 수석부대변인이었던 서 의원이 긴급 투입됐다. 서 의원은 짧은 기간에도 저력을 발휘해 국회에 입성했고, 재선에 도전한다.

동천고를 졸업하는 등 남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내 지역 사정에 밝은 서 의원은 김 대표의 측근이면서도 친박(친박근혜)계와도 두루 친하다. 서 의원은 아파트촌을 중심으로 중산층이 많은 용호동을 명품 도시로 만들고, 저소득층이 혼재하는 우암·감만·용당동을 해양산업 중심지로 재도약시킨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서 의원은 이 밖에도 교통체계 개선, 해양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 주거환경 개선, 전통시장 활성화 등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서 의원은 "지난 4년간의 지역·의정활동을 통해 당당히 평가받겠다"고 밝혔다.

네 번째 총선에 나서는 박 전 이사장은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며 모든 걸 걸었다. 박 전 이사장은 이기대~신선대로 이어지는 광안대교 접속도로를 신설해 교통난을 해결하고 동시에 해안관광도로로 활용한다는 복안을 내놨다. 특히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직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백운포를 스포츠 메카로 조성하고, 용호동 LG메트로시티 인근에 국립어린이도서관과 문화시설을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암동 도심철도 철거도 대표 공약이다. 박 전 이사장은 "지역을 위해 '밥값 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최근 늦둥이를 얻은 서 의원과 지난해 11월 부인과 사별한 박 전 이사장은 여야를 떠나 지역 선후배로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는 사이다. 지역 정가가 이들의 대결을 주목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